카드는 성장 정체…가맹점 수수료 수익 저하도 불가피
인수 1년 롯데렌탈 영업이익률 하락·부채비율 급등
호전된 1분기 실적은 '희망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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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그룹의 금융계열사들이 저조한 실적을 보이고 있다. 적어도 금융권에선 재계 5위인 롯데그룹의 위상을 찾아보기 어렵다는 평가다. 신동빈 체제 굳히기에 나선 롯데그룹이 핵심사업으로 '금융'을 꼽은만큼 앞으로 그룹 차원에서 어떤 지원이 이뤄질지 관심이 모아진다.
롯데그룹의 금융계열사는 크게 손해보험과 카드, 캐피탈로 나뉜다. 지난해 인수한 국내 1위 렌터카 사업자 롯데렌탈도 오토리스 등 금융회사와 비슷한 상품을 취급하고 있다.
금융계열사 중 맏형 격인 롯데손해보험은 수년간 부진의 늪에서 헤어나오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 99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하며, 전년대비 실적이 개선됐지만, 최근 수년간 적자와 100억원 수준의 이익규모를 오가는 일이 반복되고 있다.
업계 최하위의 자본건전성도 골칫거리다. 롯데손보는 지난해말 기준 144.4%의 지급여력(RBC)비율을 기록하며 업체 최하위를 기록했다. 지난해 4분기에만 RBC비율이 25%포인트 하락했다. RBC비율 개선을 위한 노력이 계속되고 있지만, 저조한 실적 탓에 좀처럼 개선되고 있지 않다.
가장 고질적인 문제로는 보험영업 부진이 꼽힌다. 보험사의 수익성 지표로 활용되는 손해율에서 롯데손보는 지난해 말 업계 최하위인 92.71%를 기록했다. 국내 손보사들의 손해율 평균이 86%인 점을 감안하면 업계 평균보다 5%포인트이상 높은 수치다. 그만큼 판매하는 보험의 수익성이 부진하단 뜻이다.
지난해 말 기준 롯데손보의 자산운용수익률은 4.44%다. 국내 손보사중 수위의 실적이다. 다만 공격적인 자산운용에 대한 우려는 남아있다. 최근 들어 운용자산에서 수익증권의 비중이 급격하게 늘고 있다. 2012년 전체자산운용에서 5%수준이던 수익증권의 비중은 지난해 9월말 기준으로 22%를 넘어섰다.
대체나 해외투자가 늘면서 수익증권의 비중이 급격하게 늘어나고 있다는 분석이다. 회사채 투자보다 대체나 해외투자가 리스크가 클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롯데카드 역시 점유율 하락과 수익성 부진의 이중고를 겪는 중이다. 규제강화로 카드업계 전반적으로 수익성이 하락하는 가운데, 고객정보유출 등의 악재 여파가 이어지고 있다.
지난해 말 총 이용실적 기준 롯데카드의 시장점유율은 9%를 기록했다. 2013년 9.2%의 시장점유율을 기록한 이후 횡보하고 있다. 카드업계에선 대주주인 롯데쇼핑의 유통 및 서비스채널을 통한 영업확대가 정체를 맞은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수익성도 해가 지날수록 감소하고 있다. 2011년 1843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한 이후, 매해 수익성 감소가 이어지며 지난해 말에는 1343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했다. 가맹점 수수료율 체제개편, 과도한 경쟁 제한, 카드대출 억제 등의 규제 강화가 이어지면서 업계 전반적으로 수익성이 감소하는 데 따른 영향을 받았다. 2011년 3% 수준이던 영업이익률도 꾸준히 하락해 지난해에는 2%로 떨어졌다.
앞으로의 전망도 밝지만은 않다. 2012년 ‘新 신용카드 가맹점 수수료 체계’ 도입으로 금융당국과 카드사는 3년마다 적격비용을 재정산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2014년 11월 가맹점수수료율의 추가 인하 방안이 마련됐으며, 변경된 수수료율은 1월부터 적용되고 있다. 업계 전체적으로 연간 6700억원의 수수료 수익 감소가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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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수한지 갓 1년을 맞이한 롯데렌탈 역시 경쟁강도가 거세지며 기업가치 저하에 대한 우려가 나오고 있다. 2011년 14%를 기록했던 롯데렌탈의 영업이익률은 지난해 7.3%로 하락했다. 근본적으로 경쟁강도 심화에 따른 장기렌탈 회수율(차량가격 대비 렌탈료) 하락이 주 요인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성장에 따른 렌탈차량 순투자 지속으로 차입금은 계속해서 증가하고 있다. 2011년 9054억원 규모였던 차입금은 지난해 2조원을 넘어섰다. 이는 부채비율 증가로 나타났다. 2012년 533.2% 규모였던 부채비율은 지난해 9월말 기준 804.2%로 증가했다. 최근 2000억원 규모 주주배정 증자를 마무리지으며 일단 급한 불은 껐다.
시장에선 롯데렌탈이 1조원(롯데그룹 인수가격)의 기업가치를 인정받으려면 상당 시간이 걸릴 것이란 분석이 나오고 있다. 한 투자금융(IB) 업계 관계자는 “경쟁강도 심화 등으로 수익성이 저하하면서 렌터카 업체 전반적으로 기업가치가 하락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롯데캐피탈은 대출과 자동차금융을 중심으로 최근 2년 사이 자산을 급격하게 늘리고 있다. 이에 따른 리스크도 커졌다.롯데캐피탈의 자산은 지난 5년 사이 2조원가량 증가했다. 2011년 4조원 규모였던 자산은 2014년 5조원을 넘어선데 이어 지난해말 기준 6조3000억원을 기록했다.
외형확장은 대출채권과 리스자산을 중심으로 이뤄졌다. 2011년 2조3000억원 규모였던 대출자산은 지난해 9월말 기준 3조4000억원으로 증가했다. 같은 기간 리스자산은 1조원에서 1조6000억원으로 증가했다. 대출자산은 가계와 기업대출 모두 규모가 늘었으며, 리스부문에선 수입차 리스등 자동차 금융을 중심으로 자산이 증가했다.
이들의 자산건전성이 회사엔 부담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2011년 이후 꾸준히 증가하고 있는 개인신용대출과 개인사업자 대출 부문은 연체율이 4% 후반에 이른다. 기업대출 등 다른 자산에 비해 연체율이 높다는 점에서 리스크 관리의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자산은 늘고 있으나 수익성 증가는 더디다. 2011년 852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한 이후 2013년까지 수익이 줄어들다가 최근에서야 다시 회복되고 있다. 상대적으로 수익성이 낮은 자동차 금융으로 포트폴리오를 확대하다 보니 이익 규모 성장은 더디다는 분석이다.
올해 1분기 실적이 나쁘지 않다는 점은 희망적이다. 지난해 4분기 59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던 롯데손보는 올 1분기 150억원의 흑자를 기록했다. 롯데렌탈도 지난해 1분기 대비 매출액은 25%, 영업이익은 51% 성장하며 300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롯데그룹은 롯데손보에 이어 롯데렌탈에도 수천억원의 증자를 집행하는 등 지원하려는 의지를 계속 보여주고 있다"며 "신동빈 체제 안정을 위해서라도 금융 계열사의 실적 개선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