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시티 대주단 출자전환"…현대시멘트 매각 추진 본격화
입력 2016.06.01 07:00|수정 2016.06.01 07:00
    대주단 출자전환 결정으로 매각 걸림돌 해소
    소송 가능성 있지만 일부 금액에 한정될 듯
    2~3개월간 준비작업 거쳐 매각 개시할 계획
    • 현대시멘트가 연대보증한 파이시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주단이 출자전환에 나서기로 결정함에 따라 현대시멘트 매각도 본격화한다.

      25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현대시멘트 채권단과 파이시티 PF 대주단은 지난 20일 채권 출자전환과 관련한 협의를 진행했다. 이 자리에서 채권단은 현대시멘트 매각을 서두르자는 의견을 전달했고, PF 대주단은 출자전환 및 매각 준비에 적극 협조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채권단 관계자는 “잠재적 최대주주인 파이시티 PF 대주단이 출자전환을 하기 전에는 채권단 단독으로 매각하기 어려웠다”며 “PF 대주단이 조기에 출자전환하기로 결정하면서 매각 작업이 탄력을 받게 됐다”고 말했다.

      PF 대주단은 파이시티 매각이 이달 중 완료되면 매각대금 분배를 거쳐, 나머지 금액에 대한 출자전환 절차를 밟게 된다. 채권단은 2~3개월 안에 이 같은 사전 준비 작업을 완료한 후 본격적인 매각에 나설 계획이다.

      현대시멘트는 매각의 걸림돌로 꼽혀왔던 파이시티가 매각되고, 산업은행이 최대주주로 뛰어오르며 매각이 본격화할 것으로 예상됐다. 채권단은 2014년 이후 두 차례 증자를 통해 90% 이상의 지분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파이시티 PF 대주단 등 보증채권자의 존재가 변수로 꼽혀왔다. 현대시멘트는 파이시티 관련 연대보증(2640억원) 포함 3368억원의 금융보증계약부채 중 중 85.1%를 출자전환하기로 결의한 상태다. 발행예정 주식수는 1234만여주로, 출자전환 후 대주단 지분은 채권단을 넘어선다.

    • 결국 경영권 매각을 위해선 PF 대주단의 출자전환이 먼저 이뤄져야 하지만, 또 다른 연대보증인인 대우자동차판매의 파산으로 현대시멘트에 대한 청구금액을 확정하는 과정에서 대주단 내부 갈등이 빚어질 가능성도 있었다. 파이시티 PF 대주단은 크게 두 곳으로 나뉘는데, 두 곳 모두에 참여한 우리은행은 소송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채권단 관계자는 그러나 “우리은행 역시 조기 출자전환과 매각 추진이 이뤄지길 원했고, 소송도 다른 금융회사와 이해가 갈리는 일부 금액에 대해서만 진행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이 경우 출자전환 예정 주식의 3분의 2는 출자전환이 가능해 매각의 걸림돌이 사라지게 된다”고 말했다. 소송이 장기화 하더라도 새로운 인수자의 경영권에 영향을 미칠 변수는 되지 않는다는 설명이다.

      자본잠식에 따른 상장폐지 부담도 해소됐다. 출자전환을 앞둔 부채는 공정가치에 따라 평가하는데, 현대시멘트는 최근 주가 급등으로 인해 부채와 회사가 쌓아야 할 충당금 규모가 커지는 부담을 안고 있었다. 완전자본잠식 상태에서 자본잠식 규모가 더 커지면 상장폐지 요건을 해소하기 어려울 것으로 예상됐지만, 대규모 출자전환 결정으로 이런 우려가 해소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