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회수 전념"…우리PE, 재도약 노린다
입력 2016.06.03 07:00|수정 2016.06.03 07:00
    유피케미칼·광주두원철강·아큐시네트 '회수 모드'
    기존 투자 건 모두 정리 後 블라인드 펀드 조성 본격화
    • 우리프라이빗에쿼티(우리 PE)가 해묵은 투자 건을 정리하는 데 공을 들이고 있다. 회수 성과를 기반으로 블라인드(Blind) 펀드 조성 및 신규 투자를 재개한다는 의지가 엿보인다. 우리PE의 투자는 2012년 이후 멈췄다.

      26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우리PE는 동시에 세 건의 투자회수를 진행 중이며 올해 안에 거래 절차를 일단락 지을 예정이다. 가까이는 6월 초 유피케미칼 매각 예비입찰이 실시되며 7월 중에는 강판제조사인 광주두원철강 매각 본계약을 체결한다. 골프용품 전문업체인 아큐시네트 비슷한 시기에 기업공개(IPO)를 시작한다.

      우리PE는 2013년부터 투자보단 회수에 전념했다. 새로운 펀드 조성도 잠시 중단했다. 오래된 투자 건을 정리해야 새로운 투자에 집중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2007년 조성한 1호 펀드인 '우리르네상스 1호 PEF' 투자회수가 급선무였다. 1호 펀드는 우리PE에겐 부정적 꼬리표였다. 투자기업들에 잇달아 문제가 발생했기 때문이다. 보광그룹 계열 신텔은 반도체 업황 악화로 부도를 맞았고 우리종금(옛 금호종금)은 자산건전성 악화도 상장폐지 위기에 몰렸다. 당시 펀드 운용역들도 모두 떠났다.

    • 펀드에 남은 유일한 자산인 유피케미칼은 수익률을 반전시킬 돌파구다. 매각 성과에 따라 펀드 손실 폭이 좌우된다. 박막 증착용 화합물 프리커서 생산업체로 'SK하이닉스'라는 든든한 매출처를 기반으로 연구개발 단계에 머물던 신물질이 상용화되며 주춤했던 실적은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다.

      유피케미칼 경영권 매각은 이번이 두 번째다. 3년 전에 매각은 무산됐고 SK하이닉스의 중국 우시공장 화재 등으로 실적이 주춤하며 재매각 기회를 잡지 못했다. 이후 이익 지표가 안정화되자 작년 말부터 다시 매각에 나섰고 우리PE의 회수 기대감도 커졌다.

      아큐시네트도 '우리-블랙스톤 PEF'의 마지막 포트폴리오다. 현재까지 펀드 내부수익률(IRR)은 두 자릿수를 넘겼지만 아큐시네트 상장으로 추가 수익을 노리고 있다. IPO 결과에 따라 펀드 수익 폭을 결정 짓는 다는 것이 유피케미칼과는 다른 점이다.

      2010년 결성한 우리-블랙스톤 PEF는 이듬해부터 현대로지스틱스·아큐시네트·아이마켓코리아·NS쇼핑 등에 연이어 투자했고 회수 결과도 긍정적이다. 현대로지스틱스는 풋옵션(Put-Option)을 행사했고 NS쇼핑은 코스닥 상장으로 투자 지분을 현금화했다. 아이마켓코리아는 수 차례의 블록세일로 작년 말 투자회수를 끝냈다.

      광주두원강철도 우리PE 내부에선 성공한 투자로 분류된다. 2012년 612억원의 프로젝트 펀드 '우리 콜럼버스 1호 PEF'로 광주두원강철을 사들였다. LED TV 등 가전제품에 들어가는 디스플레이 패널 제조업체로 중국 내 가전 시장 성장에 힘입어 꾸준한 이익을 내왔다. 광주두원강철은 중국 법인이지만 경영진이 모두 한국인이라 경영 관리도 수월했다.

      투자회수 시점이 다가오자 연초부터 매수자를 물색해왔다. 신생 펀드 운용사인 H&CK와 NH PE-큐캐피탈파트너스가 컨소시엄을 구성해 약 800억원에 지분 100%를 인수하기로 했다. 우리PE는 광주두원강철 매각으로 펀드 IRR은 10%를 상회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우리PE는 기존 펀드들의 수익률이 확정되면 내년부터 블라인드 펀드 결성을 본격화할 예정이다. 매년 프로젝트 펀드 투자도 지속하겠다는 계획도 갖고 있다.

      우리PE는 "1호 펀드는 손실이라 아쉽지만 당시 운용역도 없는 데다 광주두원강철과 블랙스톤과 만든 블라인드 펀드 수익률로 만회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며 "내년부터는 최소 5000억원 이상의 대형 펀드 결성을 시도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