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사 "금감원 일방적 통보…결손금 발생 불가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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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감독원이 연내 보험사들의 부채 시가평가에 착수하기로 했다. 기존 부채적정성평가(LAT) 제도의 할인율을 낮추는 방식이다. 2018년 사실상 전면도입을 예고해 2020년을 내다보고 국제회계기준(IFRS4) 2단계를 준비해왔던 보험사들은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금감원은 2일 보험사 계리 담당 임원들을 소집해 'IFRS4 2단계 연착륙 유도 방안 설명회'를 열었다. 이 자리에서 금감원은 LAT 제도의 할인율을 2018년까지 3년간 단계적으로 낮추겠다고 발표했다.
목표 할인율은 20년 국고채금리에 유동성 프리미엄을 더한 수준이다. 2%대 중반이 언급된다. 현재 보험사들은 자산운용수익률을 기준으로 할인율을 반영하고 있다.
여기에 금감원은 지급여력(RBC)비율을 계산할 때 공시이율도 시가평가 방식으로 바꾸겠다는 입장을 내놨다. 이 역시 2018년까지 단계적으로 무위험수익률 수준까지 떨어뜨린다. 현재 공시이율은 3%대로, 3년 후엔 2% 수준이 될 전망이다.
할인율이 떨어지면 현재가치로 시가평가한 보험사의 부채는 늘어나게 된다. 자산이 일정한 상태에서 회계 변경으로 부채가 늘어나기 때문에 그만큼 자본이 줄어든다. 보험사들은 줄어든 자본을 이익잉여금에서 차감해야 한다.
보험사들은 당혹스러운 모습이다. IFRS4 2단계가 2020년 시행 예정이기 때문에 그에 맞춰 준비를 진행해왔는데, 금감원이 갑작스럽게 2년이나 일정을 앞당긴 것이나 다름없기 때문이다.
벌써부터 보험업계에서는 삼성생명 9조원 등 주요 생명보험사 4곳만 20조원의 부채가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손해보험사 역시 부담을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한 보험사 관계자는 "올해부터 갑작스럽게 시가평가를 도입하면 대규모 결손금 발생이 불가피할 것"이라며 "금감원이 강경하게 '통보'를 해왔기 때문에 일단 따르지 않을 수는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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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2016년 06월 03일 09:13 게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