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도·한온시스템 등 국내 차 부품사, 닛산 칼소닉 칸세이 인수 나서나
입력 2016.06.10 07:00|수정 2016.06.14 15:59
    한온시스템, 지난달 말 장중 주가 급등
    증권업계 "한온시스템·만도·MBK파트너스 등 인수 추진 가능"
    "일본도 자동차·반도체 등은 중국과 한국에 매각 부정적"
    • 지난달 26일 한온시스템의 주가가 장중 한 때 가격 제한폭에 버금가는 24%까지 상승했다. 한온시스템이 일본 닛산이 매각할 자동차 부품 회사 '칼소닉 칸세이(Calsonic Kansei)' 인수에 나설 것이란 기대 때문으로 풀이되고 있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기술력에서는 한온시스템이 칼소닉칸세이에 앞서 있지만, 외형 확대 차원의 접근이 있을 것이란 시각이 제기됐고 주가에도 반영됐다"고 말했다.

      오는 10일로 칼소닉칸세이 지분 41% 매각을 위한 예비입찰이 실시된다.  투자은행(IB)업계에선  국내 자동차 부품회사들의 참여 가능성을 탐문하고 있다.

      이 회사는 닛산 계열로 운전석 모듈, 차량 전면부 모듈, 배기장치, 공조장치, 계기판 등을 생산하는 자동차 부품사다. 닛산은 차세대 전기차 개발과 무인 주행 자동차 개발에 주력하기 위해 경영권을 매각하기로 했다. 닛케이 상장사이기도 하며 매각대상 지분의 시가는 약 1000억엔, 한화로 약 1조원 이상에 달한다.

      증권업계에선 한온시스템과 만도의 참여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 또 최근 일본에서 투자보다 회수작업이 활발했던 MBK파트너스도 인수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자동차 전장 부품에 뛰어든 삼성그룹과 LG그룹의 참여 가능성에 대해선 다소 낮게 평가하고 있다. 현금이 풍부한 현대모비스 역시, 만도와 한온시스템 등의 관계 등을 고려해 나서지 않을 것으로 인수 참여는 하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다.

      한 IB업계 관계자는 "국내 자동차 부품회사에서 인수 의향을 가지고 검토 중인 곳이 있다"고 전했다.

    • 자동차 부품업계에선 칼소닉 칸세이가 매물로 나오긴 했으나  "국내 기업에 닛산이 매각할 지 여부"가 먼저 확인해야할 부분이라고 지적했다.

      칼소닉 칸세이가 '일본 자동차 부품회사'로 과거 쌍용자동차를 국내 중국 상하이자동차에 매각했을 때 일었던 '국부유출, 기술유출 논란'처럼 닛산도 이 같은 정서를 의식할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한 자동차 부품사 관계자는 "닛산이 우리나라 기업에 매각하려 할 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앞서 IB업계 관계자도 "인수 검토에 앞서 매각측(닛산 등)에 한국에도 매각할 수 있는 지 여부를 문의했지만 아직 답을 얻지 못했다"며 "일본 내에서 중국과 한국에 제조기업 매각에 대한 반감이 있다"고 전했다.

      사업적으로 국내 자동차 부품회사들의 칼소닉 칸세이 인수 실익이 크지 않다는 분석도 없지 않다. 칼소닉칸세이의 닛산 의존도가 80%에 달하기 때문이다.

      앞서 증권사 관계자는 "닛산의 주주인 프랑스 르노가 글로벌 공조시스템업체 3위 발레오와 납품 관계를 형성하고 있어 매각 후 의무 기간이 끝나면 납품처를 바꿀 수도 있다"며 "사업적 시너지에 대한 부정적 평가가 한온시스템의 주가를 전일 대비 2% 하락으로 마무리짓게 했다"고 말했다.

      일본 현지 언론에 따르면 칼소닉칸세이 인수에는 KKR, 베인캐피탈, 칼라일그룹 등이 인수 경쟁에 나설 것이란 전망이다. 사모펀드들은 세계 주요 연기금과 컨소시엄도 구성했으며, 국민연금이 KKR과 손을 잡을 것이란 예상이 나오고 있다. 닛산이 칼소니칸세이의 사업별 매각도 진행할 전망이다. 글로벌 부품업체들의 관심과 경쟁을 유도하기 위한 차원이다.

      지난해 매출액(2015년4월~2016년3월)은 1조533억엔, 영업이익은 382억엔, 당기순이익은 225억엔을 기록했다. 매각 주관사는 BOA메릴린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