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계처리기준 위반·경영진 법적 책임 등 난제 '산적'
"연내는 물론 이번 정부 내 상장 물 건너 가" 평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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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호텔롯데 연내 재상장 방침을 공언함에 따라 일각에서 재추진 가능성도 거론된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실현시키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당장 한국거래소의 상장예비심사 재심을 어떻게 통과할지가 변수다. 금융당국도 이번 사안에 상당한 관심을 갖고 귀추를 주목하고 있다. 이를 모두 통과한다해도 불확실성을 꺼리는 투자자들의 신뢰를 받을 수 있을지 미지수라는 평가다.
호텔롯데의 상장예심 효력은 7월말 만료된다. 현 상황에서는 이 기간 내 상장이 물리적으로 불가능하다. 때문에 호텔롯데는 8월 이후 다시 예심을 청구하고, 상장에 적합한 기업인지 검증을 받아야 한다.
호텔롯데는 올초 우량기업 심사 간소화(패스트트랙;fast-track)를 적용받았다. 이 절차는 45영업일인 심사 기간을 20영업일로 줄여준다. 패스트트랙은 양적 요건(자기자본 4000억원 이상 등)으로만 선정하기 때문에, 호텔롯데가 예심을 다시 청구했을 때에도 혜택을 받을 수 있다.
다만 이번에는 거래소가 호텔롯데의 '편의'를 봐주긴 어렵다. 패스트트랙은 시간이 오래 걸리는 '기업 계속성' 관련 질적 심사를 면제하는 방식으로 심사 기간을 줄여준다. '경영 투명성' 및 '투자자 보호'에 대한 질적 심사는 다시 받아야 한다.
◇ 재심시 상장위원회서 회계 투명성 이슈될 듯
하지만 호텔롯데의 경우, 회계부터가 문제다. 호텔롯데가 '매출 누락을 통한 비자금 조성' 혐의를 받고 있는 상태에서 단순히 회계법인으로부터 지난 3년간 적정 의견을 받았다고 해서 '회계가 투명하다'고 결론을 내리긴 어렵다는 분석이다.
유가증권시장의 상장 최종 결정은 거래소 및 법률·회계 등 외부 전문가 6명으로 구성된 상장위원회에서 내린다. 한 증권사 IPO 담당 임원은 "외부 전문가들이 참여하는 위원회에서 지난 1월처럼 무난히 '적합' 의견을 주는 건 현재 검찰 수사가 진행 중인 상황에서 매우 부담스러울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공공기관에 가까운 거래소의 성향과 여론을 신경쓰지 않을 수 없는 외부 위원들을 감안하면 현 정권 내 호텔롯데 상장은 물 건너간 게 아니겠느냐는 말이 심심찮게 나온다"고 덧붙였다.
호텔롯데 회계와 관련해서는 특별감리가 필요하다는 얘기까지 나오고 있다. 만약 호텔롯데 장부에서 중대한 회계처리기준 위반이 발견되면 거래소 규정상 3년간 예심 청구조차 불가능하다.
◇ 최고경영자 법적 책임도 문제…투자자 신뢰 '깜깜'
또 거래소 상장 규정은 상장하려는 회사의 최고경영자에게 상당한 수준의 법적 책임을 묻고 있다. 경영진이 불법 행위를 저지른 경우 ▲관련 형집행이 종료되고 ▲내부통제를 갖춘 뒤 ▲검증기간을 거친 후에야 예심을 청구하도록 거래소는 권고하고 있다.
호텔롯데 대표이사인 신동빈 회장과 등기임원인 신영자 롯데장학복지재단 이사장이 검찰 수사의 대상이 된 상황에서 거래소가 이를 그냥 넘길 수는 없을 거란 관측이다. 지난 1월 심사에서는 다룰 필요가 없었던 사안이지만, 지금은 무엇보다도 핵심적인 평가 요소가 됐다는 지적이다.
상장 예심을 통과한다해도 증권신고서 제출 과정에서 진통이 예상된다. 금융당국은 이번 사안에 대해 큰 관심을 가지고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 국내 증시 역사상 상장을 추진하던 대기업이 대대적인 검찰의 압수수색을 받은 건 처음 있는 일이라서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LIG넥스원이 상장 과정에서 방산비리와 연루돼 조사를 받긴 했지만, 그룹과 연계돼 회계 관련 대규모 압수수색을 당한 건 호텔롯데가 처음"이라며 "상장절차를 계속 진행하려면 투자자 보호에 관련해 (신고서에) 상당한 보강이 이뤄져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험난한 단계를 거쳐 공모 단계에 돌입됐다해도 호텔롯데가 지난 5월처럼 투자자들의 관심을 받을지는 따져봐야할 문제다. 불확실성을 싫어하는 투자자들이 단순히 '대형 공모'라는 이유로 호텔롯데에 투자를 감행할지는 미지수다.
한 자산운용사 공모주 담당자는 "검찰 수사 결과가 나올 때까지는 상장을 다시 추진한다 해도 긍정적으로 접근하기 어렵다"며 "당장 인수합병(M&A) 등 사업 확장이 위축되고 시내 면세점 추가 선정 결과도 낙관하기 어려워져 성장성을 가늠하기가 쉽지 않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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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2016년 06월 17일 13:25 게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