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조선 추가 지원 논의 이르다…현대상선은 정상화 단초 잡아"
입력 2016.06.23 16:00|수정 2016.06.23 16:00
    이동걸 産銀 회장 "대우조선 여신 요주의 분류할 시기 아냐"
    "현대상선 (정상화) 98%쯤 와있어"…한진해운엔 '원칙' 언급
    • 이동걸 한국산업은행 회장이 최근 제기되는 대우조선해양 추가 지원안 마련 가능성에 대해 선을 그었다. 관련 여신 '요주의' 분류에 대해서도 부정적인 입장을 보였다. 현대상선의 구조조정 성과에 대해서는 높게 평가하고, 한진해운에 대해서는 다소 비판적인 목소리를 냈다.

      이 회장은 23일 혁신방안 발표 간담회에서 구조조정이 진행 중인 주요 기업의 현안에 대해 언급했다. 우선 대우조선해양에 대해서는 "지난해 결정한 4조3000억원의 지원에서 1조원정도 한도가 남아있다"며 "당분간은 추가지원을 언급할 시기가 아니라고 판단한다"고 말했다.

      이 회장은 구조조정의 원칙에 대해 여러차례 언급했다. 구조조정의 가장 기본적인 방향은 '국민 혈세를 아껴야 한다'는 것이다. 대우조선해양의 경우에도 해양플랜트 적기 인도 여부에 따라 3가지 시나리오로 대응하고 있다는 입장을 내놨다.

      다만 최근 시중은행들이 대우조선 관련 여신을 '정상'에서 '요주의'로 분류하고 있는 것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목소리를 냈다. 그는 "대우조선은 금융지원 및 내부 구조조정을 통해 차입금을 연체없이 상환하고 있다"며 "필요하다면 건전성 하향도 판단할 수 있지만 지금은 그 시기가 아니다"라고 못을 박았다.

      현대상선과 관련해서는 긍정적인 성과가 있다고 강조했다. 사채권자들과의 관계와 금융기관의 채무 상환 유예, 선주들과의 용선료 문제 등이 매듭 단계에 들어선 것 자체가 성과라는 것이다.

      이 회장은 "어렵고 힘든 과정을 거쳐서 98%쯤 와있다고 느낀다"라며 "최근 2M과 얼라이언스 가입 관련 협상을 시작하는 등 지원 없이 독자적으로 정상화할 수 있는 하나의 단초를 보이고 있다"고 밝혔다.

      반면 한진해운에 대해서는 조심스러운 반응이었다. 이 회장은 '혈세 투입 최소화'라는 구조조정 원칙을 다시 한번 언급했다. 아직 구조조정 기업이 많이 남아있는데 이들이 전례가 있다며 지원을 요구한다면 감당하기 어려워질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한진해운도 많은 자구노력을 하고 있으나 1조원 정도의 부족자금 중 자구안은 4000억원 정도 준비 중인 것으로 안다"며 "구조조정 원칙이 무너져선 안된다"고 강조했다.

      한진해운과 현대상선 합병 가능성에 대래서는 "너무 앞서가는 부분이라 말씀드리기 어렵다"며 "여러 경우의 수가 항상 존재하는 것"이라고 직접적인 언급을 피했다.

      채권단 위주 구조조정의 한계에 대해 산은은 개선방안을 마련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이 회장을 대신해 답변에 나선 정용석 구조조정부문장은 "워크아웃과 법정관리의 장점만을 합한 제 3의 제도에 대해 검토를 하고 있다"며 "중장기적으로 정부 및 법원과 협의해 개선방안을 마련하려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