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권평가이익 및 후순위채 자본 인정 비율 감소 탓
현대라이프 “실적 턴어라운드로 RBC비율 개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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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라이프의 재무건전성이 다시금 악화했다. 외부 투자자유치로 지난해 말 지급여력(RBC)비율을 올려놓은 지 한 분기만이다. 그간 수익성 확보를 위해 팔은 채권과 후순위채의 만기가 돌아온 게 RBC비율의 발목을 잡았다.
올해 3월말 기준 현대라이프의 RBC비율은 지난해 말 대비 16.1%포인트 감소한 173.7%를 기록했다. 생보사 전체적으로 RBC비율이 상승한 가운데 에이스생명(26.5%포인트 하락), KDB생명(22.4%포인트 하락)을 제외하고는 하락 폭이 가장 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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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말 외부투자 유치 효과도 빛이 바랬다. 현대라이프는 지난해 말 대만 보험사인 푸본생명을 외부 투자자로 유치했다. 푸본생명은 2200억원 규모 현대라이프의 유상증자에 참여하며 2대 주주에 올랐다. 자산운용, 리스크 관리 부문에 임직원을 파견하고 이사회에 참여하는 등 경영활동에도 참여하고 있다
푸본생명의 재무적 지원에 현대라이프의 지급여력(RBC)비율은 지난해 말 152%(2014년말)에서 190%로 크게 상승한 바 있다. 이후 현대라이프의 재무건전성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잠잠해졌다.
하지만 한 분기 만에 다시금 RBC비율이 하락하며 재무건전성에 ‘빨간불’이 켜졌다. 1분기 RBC비율 하락 요인으론 채권평가이익 및 후순위채 자본인정 비율 감소가 꼽힌다. 현대라이프의 1분기 채권평가이익은 4억5000만원이다. 작년 1분기 64억원의 평가이익이 발생한 것 대비 큰 폭으로 줄었다. 금리하락의 영향으로 타 보험사의 채권 평가이익이 크게 증가한 점과 대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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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는 현대라이프의 매도가능증권의 규모가 줄었기 때문이다. 2013년말 1조6000억원 규모의 매도가능증권은 지난해 말 기준 2464억원으로 줄었다. 한 금감원 관계자는 “수익성 확보를 위해 채권을 시장에 판 결과 금리하락에 따른 평가이익 규모 증가가 타 사보다 작았다”라고 말했다.
과거 발행했던 후순위채 만기가 돌아오는 점도 RBC비율에 영향을 줬다. 현대라이프의 후순위채 규모는 2200억원이다. 이 중 올해 4월에 발행한 400억원 후순위채를 제외하고는 만기가 5년 안팎이다. 후순위채는 만기가 5년 남았을 때부터 매해 자본인정 비율이 20%씩 차감된다. 이를 감안했을 때 현재 발행된 후순위채 중 자본으로 인정되는 규모는 880억원에 불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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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익이 개선되고 있는 점은 긍정적인 요인이다. 현대라이프는 2012년 319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한 이후 매년 적자를 이어왔다. 지난해에도 485억원의 적자를 시현했다. 일정 규모가 갖춰지지 않은 상황에서 보장성 중심의 판매전략을 추구하다 보니 수익성 개선이 더디게 진행됐다. 하지만 올해 1분기에는 출범 4년 만에 53억원의 순이익이 내며 분위기 반전에 성공했다. 현대라이프 측은 보장성 중심의 판매 전략이 올해부터 수익으로 이어질 것이란 설명이다.
현대라이프 관계자는 “올해 2분기에도 순이익이 날 것으로 예상된다”라며 “실적개선을 바탕으로 향후 RBC비율이 개선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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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2016년 06월 24일 14:39 게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