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조선·해운사, 핵심사업 집중·신기술 투자 필요"
입력 2016.06.30 14:00|수정 2016.06.30 14:00
    英 리서치기관 IHS 마리타임, 두 번째 서울 세미나 개최
    "현대상선, 2M 동맹 가입보다 재무구조 개선이 우선"
    "자동차·항공산업 자동화 기술, 해운시장에 영향 미칠 것"
    • 한국의 조선·해운사들이 핵심사업과 비핵심사업을 구분하고 신기술에 보다 많은 투자를 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채권단 관리 하에 있는 현대상선은 2M 동맹 합류를 타진하기 전에 재무구조 개선에 집중해야 한다는 의견이다.

      영국의 해운 리서치기관인 IHS 마리타임&트레이드(Maritime & Trade)는 30일 그랜드인터컨티넨탈 파르나스호텔에서 세미나를 열고 이같은 의견을 내놓았다.

      IHS는 최근 주목을 받은 현대상선의 2M 동맹 합류에 대해 회사의 재무구조 개선이 우선이라고 주장했다. 2M은 세계 1~2위 선사인 머스크와 MSC가 새로이 결성한 해운동맹이다.

      리처드 클레이턴 IHS 수석연구원은 "2M이 독일 하팍로이드의 합류도 거부했는데 그보다 경쟁력이 떨어지는 현대상선의 선박들이 굳이 필요하진 않을 것"며 "현대상선은 글로벌 해운동맹에 기여할 수 있는 재무적 여건을 갖추는 것이 우선"이라고 말했다. 한진해운 또한 비핵심자산 매각을 통한 재무구조 개선에 추가적인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말했다.

      클레이턴 연구원은 한국의 조선·해운업 구조조정에 대해서도 의견을 피력했다. 해당 산업의 구조조정이 인력 감축에만 초점이 맞춰진 점을 언급하며 고부가가치 기술에 대한 연구개발이 동시에 고려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세계 경제성장이 둔화하고 무역 패러다임이 변화하는 가운데 컨테이너·벌크선 시장의 회생은 2020년까지는 기대하기 어려울 것"이라며 "조선·해운사들은 핵심사업과 비핵심사업을 구분하고 다른 산업에서 활발히 이뤄지고 있는 신기술에 대한 투자를 고민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향후 해운시장에서 일정 수준의 수익을 창출할 영역은 탱커선 부문이 거의 유일하다는 분석이다.

      그러면서 자동차·항공 산업에서 대규모로 이뤄지고 있는 자동화 기술 투자가 해운산업에서도 진행되고 있는 점을 주목했다.

      클레이턴 수석연구원은 '스마트쉽(Smart Ship)'의 개념을 설명하며 "노르웨이·핀란드 등에선 선박과 관련된 스마트 기술이 개발 중인데 단순히 운영비를 줄이는 차원이 아니다"라며 "선박을 다시 설계해 자동 항해 등의 기술을 접목시키려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