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은 10조~12조원 예상…상장 시총 8조 대비 '적절'
"라인, 회심의 카드에서 중장기 성장동력으로 인식 변화"
-
모바일메신저 라인(LINE)의 상장을 앞두고 네이버 주가가 차분해지는 모습이다. '주당 100만원 돌파'에 대한 기대감이 하늘을 찔렀던 2년 전과는 사뭇 다른 분위기다.
라인의 가치(밸류에이션)에 대한 시장의 근거없는 낙관론이 어느 정도 조정된 때문으로 풀이된다. 라인 공모가가 당초 예상보다는 낮지만, 수요예측 과정에서 상당한 해외 투자 수요를 확인하며 네이버 주가에 당분간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
상장이 처음 언급된 2014년엔 시장에서 보는 라인의 가치가 최대 25조원에 달했다. 당시 라인은 가입자수 5억명을 돌파하고 일본 외 지역 진출을 가시화하는 상황이었다.
당시 네이버에 대한 주요 증권사의 목표주가는 평균 100만원선이었다. 네이버 포탈의 가치를 10조원 정도로 평가하고, 여기에 라인의 가치 25조원을 얹어 목표주가를 산출했다. 이런 긍정적인 전망에 힘입어 70만원대에 한동안 머물던 주가가 80만원을 돌파하기도 했다.
다만 이런 전망엔 추정치로 인한 거품이 상당 부분 끼어있었다. 당시 증권업계에서는 라인의 월간활성사용자수(MAU)를 2억3000만명 수준으로 집계했다. 실제로는 당시 1억7000만명 수준이었고 지금도 2억1800만명 정도다. 여기에 페이스북 수준의 밸류에이션(MAU당 약 10만원)을 대입해 22조~25조원의 가치를 끄집어냈다.
이 무렵 라인은 영업적자를 감수하고 투자를 늘리며 고도 성장에 집중하던 상황이었다. 다소 과한 낙관론 아니냐는 지적에도 네이버 주가는 상승을 거듭했다. 라인 상장이 물 건너가며 네이버 주가는 오히려 역풍을 맞았다. 시장 기대치보다 낮은 가치로 인정받을 거라는 외신 보도가 나올 때마다 네이버 주가가 출렁였다.
한 증권사 연구원은 "라인에 대한 시장의 기대와 공모가와의 편차가 그간 가장 큰 노이즈로 작용했다"며 "2014년말 라인의 시가총액이 10조원 수준이라는 외신 보도가 나오며 네이버 주가가 급락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이번 라인 상장 과정에서 네이버 주가는 이전과는 달리 안정적인 모습을 보였다. 지난 2년간 부침을 겪으며 라인에 대한 지나친 기대감이 줄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현재 시장에서 보고 있는 라인의 적정가치는 10조~12조원이다. 페이스북과의 MAU당 매출 차이(지난 1분기 기준 라인 2450원, 페이스북 3800원) 등을 고려한 평가다. 공모가(주당 3300엔)을 감안한 라인의 상장 직후 시가총액은 8조원 안팎이다. 미래 성장가치와 상장 후 주가 상승 가능성 등을 고려하면 적절한 수준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다른 증권사 연구원은 "라인은 1차 고도성장기를 끝내고 숨고르기를 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이전처럼 폭발적인 성장에 대한 기대감으로만 가치를 평가하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
현재 네이버에 대한 주요 증권사의 목표 주가는 평균 90만원 안팎에 형성돼있다. 2년 전에는 라인에 대한 기대감으로만 목표가를 높여 잡았지만, 지금은 네이버 본사의 안정적인 성장세가 더 큰 영향을 주고 있다는 점이 다르다는 평가다.
네이버는 지난해 연결 기준 3조2512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수익성이 높던 게임 부문 분사 후에도 성장을 거듭하며 최근 5년새 최대치인 7622억원의 영업이익도 냈다. 올해엔 매출 4조원에 영업이익 1조원이 전망된다. 모바일 광고시장의 급성장과 더불어 웹툰·쇼핑·동영상 등 콘텐츠 부문에 대한 재평가가 이뤄지고 있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예전엔 네이버 10조원, 라인은 20조원이라고 평가했다면, 지금은 네이버 20조원, 라인 10조원 정도로 가치를 평가하는 게 일반적"이라며 "라인 상장에 대한 인식이 '회심의 카드'에서 '중장기적인 성장 동력'으로 변하고 있는 듯 하다"고 말했다.
-
[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2016년 07월 13일 15:48 게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