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兆 초대형 투자은행 추진, 하이투자證 인수 경쟁 높아지나
입력 2016.07.14 09:11|수정 2016.07.14 09:15
    정부 초대형 IB에 추가 인센티브 부여 추진
    자기자본 기준 5兆 예상…증권사 자본확충 경쟁 가능성
    하이證 자기자본 7000억…인수와 증자 놓고 저울질 할 듯
    • 정부의 초대형 투자은행(IB) 육성방안이 하이투자증권 매각에 변수로 떠올랐다. 초대형 IB 자기자본 기준이 5조원으로 설정될 경우, 예상과 달리 자본금 3조원 이상 대형 증권사들이 하이투자증권 인수 경쟁에 나설 수 있다는 전망이다.

      1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현대중공업그룹은 이번 주 중 하이투자증권 매각을 공식화하고 잠재 인수후보를 대상으로 티저레터(Teaser Letter)를 발송할 예정이다. 매각 주관은 EY한영이다.

      지방 금융지주사와 현대자동차그룹이 인수후보로 거론되고 있는 가운데 자기자본이 3조원 이상인 대형 증권사들도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정부가 이달 중 발표할 '투자은행 육성 종합계획' 때문이다.

      정부는 2011년 말 자기자본 3조원 이상인 증권사에 종합금융투자사업자 지위를 부여하고 기업 대출과 프라임브로커 업무를 허용했다. NH투자증권 등 6개 증권사가 이 기준을 충족했지만 모험자본 공급과 해외 진출 등 기대효과는 크지 않았다.

      이에 정부는 신규업무 추가 허용, 자금조달 수단 다양화 등을 담은 유인책을 준비하고 있다. 단, 자본금이 5조원을 넘어야 한다는 조건을 붙일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자본금 5조원 이상 증권사는 올해 합병할 미래에셋대우(약 5조9000억원) 한 곳이다. 1분기말 기준 하이투자증권의 자본금은 7037억원, 미래에셋대우가 인수하면 독주체제를 갖추게 되고 NH투자증권(1분기말 4조4709억원)이 인수하면 5조원을 웃돌게 된다. 합병 후 3조8474억원인 KB증권, 3조1713억원 한국투자증권도 하이투자증권을 인수한 후 증자를 통해 5조원을 맞출 수 있다.

    • IB 업계 관계자는 "정부의 초대형 IB 추진안에 따라 대형 증권사 M&A에서 보였던 자기자본 확충 경쟁이 재현될 수 있다"며 "하이투자증권이 오랜 기간 현대중공업그룹에 있으면서도 뚜렷한 색깔을 만들어내지 못했지만, 오히려 그 때문에 인수 후 통합 작업이 원활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다만, 증자보다 인수가격이 높게 형성된다면 굳이 하이투자증권을 인수할 이유는 없다. 현대미포조선은 하이투자증권 지분 85.32%에 대해 8261억원으로 장부에 반영하고 있다. 투자원금을 모두 회수하려 한다면 현대증권 매각에 반영된 가치 이상을 받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