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탈레스 풋옵션, ㈜한화의 인수가능성도 거론
입력 2016.07.15 07:00|수정 2016.07.15 15:03
    佛 탈레스, 한화탈레스 지분 50% 풋옵션 행사가능성 ↑
    ㈜한화로 인수되면 알짜 방산 오너일가 직계지배
    유상증자 시점·유도무기 일원화도 가능해져
    • 프랑스 방산업체 탈레스(THALES)가 한화와의 합작관계 청산에 나설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탈레스 보유 한화탈레스 지분 인수를 마치면, 방위사업 확대에 나선 한화그룹의 사업재편도 막바지 단계에 접어든다. 다만 그룹 내 인수주체는 여전히 알려지지 않고 있다.

      그간 기존 주주인 한화테크윈이 내부자금 또는 외부자금 조달로 나머지 지분을 인수할 것으로 예상됐지만, 최근 ㈜한화의 지분 인수 가능성도 부상하고 있다. ▲사업상 ㈜한화와의 시너지가 뚜렷한 점 ▲지배구조 상 대주주일가 지분율이 높은 ㈜한화가 한화탈레스를 직접 자회사로 소유할 수 있게 된 점 ▲최근 ㈜한화가 4000억원 규모 우선주 유상증자로 자금조달에 나선 점 등이 배경으로 꼽힌다.

      업계에선 '유도무기 일원화'라는 사업상 명분을 내세울 경우, 한화탈레스와 ㈜한화 간 시너지가 한화테크윈에 비해 더 클 수 있다는 점을 지적한다. 그룹 전반으로는 '방산'으로 분류되지만 계열사 별로 사업의 성격이 다르다. ㈜한화에서는 유도무기와 탄약을, 한화탈레스는 유도무기 레이더와 탐색 시스템·전자장비 등 관련된 IT 분야를 담당한다. 이 두 회사의 성향이 비슷하다. 반면 한화테크윈은 자주포와 탄약 운반차를, 한화디펜스(이전 두산DST)는 기동장비와 발사 거치대 등을 만드는 회사다.

      한 업계 관계자는 "㈜한화가 주력 생산하는 다련장로켓(MLRS) '천무'만 보더라도 한화탈레스의 탐색기 및 레이더 기술이 반드시 필요한 유도무기"라며 "이전 삼성탈레스 시절부터 삼성전자의 기술도 투입되고, 탈레스 기술도 융합돼 있어 한화 그룹에서 내재화 욕심이 컸었던 회사"라고 설명했다.

      만일 ㈜한화가 자금력을 동원, 한화탈레스 지분을 인수하게 될 경우. 그룹 내 방산사업 가운데서도 '알짜'로 꼽힌 한화탈레스를 김승연 회장 외 대주주 일가가 지배하는 한화(지분 32.6% 보유) 아래로 둘 수 있게 된다. 추후에 한화테크윈으로부터 잔여 지분을 사들여 100% 자회사로 편입할 수도 있다.

      다른 업계 관계자는 "삼성과의 '빅딜'이후 한화그룹 사람들이 테크윈 공장에 6개월여간 진입을 못 했을 정도로 노조의 반발이 심했다"라며 "그룹 입장에선 제어가 어려웠던 한화테크윈에 알짜 회사를 100% 자회사로 둘 가능성은 적은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그동안 ㈜한화는 전방위로 자금조달을 마친 한화테크윈에 비해 자금 여력이 빠듯한 점이 ‘약점’으로 지적돼 왔다. 하지만 최근 4000억원 규모 우선주 발행 유상증자에 나서며 탈레스의 옵션 행사에 대응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한화는 유상증자 목적으로 자본확충과 차입금 감소를 통한 재무구조 개선, 그리고 삼성-한화 빅딜로 인한 한화테크윈(옛 삼성테크윈) 인수잔금 납부를 명시했다. 한화테크윈 인수대금 약 3500억원은 납부기간 1년 연장(탈레스 풋옵션 행사 시) 혹은 2년간 분납(한화 콜옵션 행사 시)이 가능하다. 유상증자 조달 자금 전액을 당장 테크윈 잔금납부에만 쓰지 않아도 된다는 의미다.

      ㈜한화입장에선 단기적으로 차입 부담을 지지만, 한화탈레스의 재무적·사업적 역량을 반영했을 때 인수 이후 현금흐름을 통해 충분히 대응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한화탈레스는 지난해 말 기준 1300억원에 달하는 현금 및 현금성자산을 보유하고 있다. 무차입경영을 유지할 정도로 탄탄한 재무구조도 갖췄다. 지난해 연간 640억원에 달하는 상각전영업이익(EBITDA)을 기록했다. 올해 다기능위상배열(AESA) 레이더 개발 우선협상 대상업체로 선정되는 등 호재가 이어지며 수익성 개선도 전망되고 있다.

      시장 관계자는 "탈레스와 인수 가격을 두고 협상할 필요도 없이 한화 입장에선 지난해 사전에 정해진 금액만 지불하면 되는 구조"라며 "한화탈레스가 보유한 자산과 수주한 사업을 통한 향후 현금흐름을 고려해보면, 한화그룹 내 어느 계열사가 인수해도 부담이 적은 거래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