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하나·KB 이어 한화생명까지…금융권 '핀테크' 육성 봇물
입력 2016.07.19 09:40|수정 2016.07.19 09:40
    한화생명 10월 '드림플러스63' 설립
    은행권 주도 핀테크 육성에 보험업권 첫 진출
    보험 특화 핀테크 기대…삼성생명 움직임도 촉각
    • 신한·하나등 은행·지주에 이어 한화생명도 핀테크 기업 육성에 나섰다. 은행권에서 시작된 금융 부문 스타트업 지원이 보험사까지 확대되는 양상이다.

      한화생명은 18일 핀테크 육성센터인 '드림플러스63'을 10월 중 설립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달 말까지 이에 참여할 스타트업을 공개 모집한다. 드림플러스63에 선정되면 여의도 63빌딩에 입주하게 되며, 한화생명으로부터 투자 유치·멘토링 등을 지원받게 된다.

      보험업권에서 본격적인 핀테크 육성 프로그램을 시작한 건 한화생명이 처음이다. 한화생명은 연초 핀테크팀을 신설하고 중금리기반 대출상품을 선보이기도 했다.

      엄성민 한화생명 전사혁신실장은 "한화생명의 금융 노하우를 핀테크 스타트업과 접목해 글로벌 수준의 핀테크 스타트업을 육성하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핀테크 육성 프로그램은 은행업권에서 먼저 시작했다. KEB하나은행은 지난 15일 핀테크 '1QLAB' 3기 출범식을 열었다. 하나은행은 지난해 6월 금융권 스타트업 육성에 나섰으며, 이번 3기엔 7곳의 핀테크 기업이 참여했다. '1QLAB'역시 핀테크 기업에 대한 투자 유치·멘토링 등을 지원한다.

      신한은행 역시 '퓨쳐스랩'이라는 이름의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다. 지난 3월 16개 핀테크 스타트업과 함께 2기를 발족했다. P2P대출, 블록체인, 외환송금에서 가상현실(VR), 인공지능(AI), 온오프라인연계(O2O) 등으로 지원 기업의 기술 영역도 확장됐다.

      우리은행은 지난해 5개 핀테크 기업과 공동 업무협약을 맺었고, IBK기업은행은 '핀테크 드림 랩'이라는 육성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금융연구원에 따르면 지난해 하반기 6개월간 주요 4대 은행 및 기업은행이 핀테크 기업에 지원한 총 규모는 1조4476억여원에 달한다.

      한화생명이 핀테크 육성 프로그램을 마련한 건 은행권 위주로 형성된 핀테크 기술 경쟁에 비은행계 보험사가 진출한 사례로 의미가 있다는 평가다.

      보험에 특화된 핀테크 기술을 선보일 수 있을지부터가 관심사다. 지난해 하반기까지 은행계열의 육성 프로그램에 참여한 핀테크 기업의 45.8%는 인증·보안·결제·송금 등 은행 위주 기술을 개발하는 업체들이었다.

      한화생명이 핀테크 육성에 나섬에 따라 삼성생명의 행보도 주목받고 있다. 삼성생명 역시 올해 초 실적발표회(IR) 자리에서 올해 주요 경영전략 중 하나로 '핀테크 보험시장을 선도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온라인 보험시장을 선점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지만, 보험시장에 구체적으로 드러난 움직임은 아직 포착되지 않고 있다.

      다만 한화생명의 핀테크 육성 정책이 어떤 방식으로 이뤄질진 조금 더 지켜봐야 할 거란 지적도 나온다. 은행의 경우 지난해 일부 지분 투자 외에 특별한 지원이 없었다는 비판이 제기되기도 했다. 실제 1조4000억원이 넘는 지원액 중 99.4%가 대출이었다.

      한화생명 역시 단순히 은행을 벤치마크만 했다면 정부의 핀테크 육성 정책에 부응한 보여주기식 정책이라는 비판을 벗어나기 어려울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