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디스 "한신평 지분 인수는 전략적 결정"…업계 미칠 영향은 제한적
입력 2016.07.19 15:30|수정 2016.07.19 15:41
    기존 3사 경쟁체제는 그대로 유지될 전망
    무디스 "법적으로 크게 문제 될 것 없다" 입장
    • 국제 신용평가사 무디스가 한국신용평가(이하 한신평)를 100% 자회사로 두게 됐다. 이는 전략적 판단에 따른 의사결정이라는 게 무디스의 입장이다. 신용평가업계에선 당장 경쟁구도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보지만, 무디스가 한국 시장에 더욱 신경을 쓰게 될 것이라고 보고 있다.

      한신평의 2대 주주였던 나이스인프라는 보유하고 있던 한신평 지분 전량(49만9999주)을 무디스(Moody's Singapore Pte. Ltd)에 매각했다. 매각금액은 540억원이다. 자금 유동성을 강화하겠다는 게 나이스인프라가 밝힌 매각 목적이다. 무디스는 이번 거래를 통해 한신평 지분 100%를 보유하게 됐다.

      무디스 관계자는 "국내 신용평가업의 성장세가 정체기인 상황에서 NICE그룹이 신용평가업에 대한 위험 노출을 축소하기 위해 보유 한신평 지분 매각을 결정한 것으로 안다"며 "무디스의 이번 결정은 재무적인 판단에 따른 의사결정이라기보다는 전략적 판단에 따른 의사결정"이라고 밝혔다. 무디스가 지분을 직접 인수함으로써 새로운 재무적투자자(FI)에 대한 리스크를 제거했다는 분석이다.

      이번 거래로 신용평가 업계에 큰 변화가 생길 가능성은 낮다는 게 업계 중론이다. 이미 신용평가 업계는 3사 경쟁체제가 확고하게 구축돼 있다.

      NICE신용평가(이하 NICE신평) 관계자는 "나이스인프라가 그간 한신평 지분을 보유하고 있었지만, NICE신평은 한신평과 경쟁관계를 이어왔다"며 "그룹 차원의 지분관계가 해소된 이후에도 기존 경쟁구도에 큰 변화는 없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한국기업평가 관계자도 "무디스는 이미 한신평에 대한 경영권을 확보하고 있었던 만큼 지분을 확대한다고 하더라도 경영상 큰 변화가 있을 것 같지는 않다"며 "업계에 미칠 영향도 크지 않을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무디스는 이번 딜이 법적으로 문제가 될 가능성은 적다고 보고 있다. 무디스 관계자는 "신앤김(세종) 법률사무소로부터 법적인 문제에 대한 자문을 받았다"며 "이미 무디스는 한신평의 지배주주로서 경영권을 행사해왔기 때문에 추가 지분 확대에 대해 금융당국의 인가가 필요한 것은 아닌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경쟁강도가 심해질 수 있다고 보기도 한다.

      한 신용평가사 관계자는 "그간 무디스가 50% 수준의 지분을 보유하며 한국 시장에 한 쪽 발만 담그고 있었다면, 이젠 두 발을 모두 담그게 된 셈"이라며 "무디스가 투자를 확대한 만큼 한국 시장에 더 신경을 쓰게 될 가능성이 커 이 과정에서 경쟁강도가 심화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무디스 측은 "지분 확대로 인해 특별히 기존 영업에서 확장적 공세를 펼칠 이유는 없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