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진에 대한 배신감 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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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CA생명 매각을 앞두고 실무진급 핵심인력들이 이탈하고 있다. 매각에 실패할 경우 철수 가능성이 높은데다, 노조가 없다는 점이 이탈의 유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최근에는 경영진에 대한 불신의 벽도 점점 높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17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PCA생명이 매각 절차에 들어간 가운데 내부 인력들의 동요도 커지며 최근 몇 개월 사이 실무자급 인력들이 속속 회사를 떠나고 있다. 주로 대리, 과장급 인력이 회사를 떠나고 있다. 계리, 리스크관리, 상품개발 등 회사의 핵심 부서 인력들이다. 상대적으로 타사에서 인력 수요가 있기 때문에 이들 인력 유출이 계속해서 일어 나고 있다. 반면 관리자급 이상 임직원들의 이동은 적은 편이다.
한 PCA생명 직원은 “고비용의 관리자급 직원들은 자리를 지키고 젊은 직원들의 이탈이 일어나고 있다”라며 “매각을 앞두고 회사가 새롭게 사업을 추진하는 것은 아니라 당장 문제가 생기지는 않겠지만 경쟁력 약화는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런 변화는 임직원 수 변화에서도 드러난다. 올해 1분기 말 기준 PCA생명의 임직원 수는 363명이다. 작년 말까지만 하더라도 375명 수준에서 임직원수가 유지됐으나 올해 들어서 임직원 이탈이 두드러지고 있다. 특히 3월 이후에 핵심인력들 이탈이 나타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이 회사를 떠나는 이유는 크게 세 가지다. 우선 매각을 앞두고 회사의 앞날에 대한 걱정 때문이다. 과거 PCA생명이 일본에서 철수한 사례처럼 매각에 실패할 경우 철수 가능성이 높다는 판단에 회사를 옮기고 있다.
노조가 없는 점도 직원들이 회사를 떠나는 이유다. 매각이나 철수 결정이 이뤄질 경우 직원들은 ING생명이나 알리안츠생명처럼 노조가 없어 단체 행동을 하기 힘든 상황이다. 그러다 보니 개인들이 각자 알아서 구직 활동에 나서며 새로운 일자리를 알아보고 있다.
경영진에 대한 불신은 팽배하다. 불과 두 달 전만 하더라도 PCA생명 경영진은 회사 매각과 관련된 언론 보도에 대해 사실무근으로 대응했다. 김영진 사장이 직접 나서서 매각설에 동요하지 말고 각자 업무에 충실할 것을 당부하기도 했다.
하지만 언론보도를 통해 매각 주관사 선정 소식 등이 알려지자 직원들은 회사를 믿을 수 없다는 반응이 커졌다. 최근에는 김 사장을 비롯한 일부 경영진이 다른 회사에 인터뷰를 갔다는 소식 등이 퍼지면서 직원들의 불신의 벽도 높아지고 있다.
다른 한 PCA생명 직원은 “매각 사실을 숨겼다는 생각에 배신감을 느끼고 있다”라며 “차라리 희망퇴직을 실시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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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2016년 07월 17일 09:00 게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