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카 의존도 높은 중소형사, 보장성보험 팔기 해법 ‘골몰’
입력 2016.07.21 07:00|수정 2016.07.21 14:29
    2013년 이후 저축성보험 위축으로 방카슈랑스 성장 정체
    대형사들은 영업채널에서 방카슈랑스 비중 감소
    방카 비중 높은 중소형사들, 보장성 판매 전략 고민
    • 방카슈랑스 의존도가 높은 중소형 보험사들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저금리와 제도개편으로 보험판매 전략이 저축성보험에서 보장성보험으로 옮겨감에도 방카슈랑스 채널만으로 이에 대응해야 하기 때문이다. 은행의 담당직원 교육강화 등 다양한 해법 마련에 나서고는 있지만 채널의 한계를 극복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다.

      보험사 판매채널에서 방카슈랑스의 영향력은 그간 꾸준히 증가했다. 도입 당시 보험사 초회보험료의 40%가 방카슈랑스를 통해 발생했지만, 2011년 이후 그 비중이 70% 이상으로 증가했다. 규모도 출범 당시 2조원에서 지난 2012년에는 20조원으로 10배 가까이 커졌다.

    • 일부 중소형사들의 방카슈랑스 의존도는 절대적이다. 올해 1분기 기준 동양생명, NH생명, KB생명, 하나생명의 보험료 수입(초회보험료 기준)의 90% 이상이 방카슈랑스를 통해 발생했다. 외국계 보험사로는 에이스생명, BNP파리바카디프생명의 방카슈랑스 의존도는 99%에 달할 정도다.

      하지만 최근 들어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보험사 영업채널에서 방카슈랑스 비중이 지난 2012년 74%를 정점을 찍은 이후 72% 수준에서 제자리 걸음하고 있다. 대형사를 중심으로 방카슈랑스 비중이 낮아지고 있는 점이 영향을 미쳤다.

      2012년 한때 대형사(삼성-한화-교보)의 방카슈랑스 비중은 66%에 달했다. 이 비중은 매해 감소해 지난해 말에는 58% 수준으로 낮아졌다. 저금리가 장기화하면서 대형사 판매전략이 보장성보험 중심으로 바뀌면서 저축성보험 주요 판매채널인 방카슈랑스 비중이 줄어든 탓이다.

    • 반면 다른 영업채널을 확보하지 못한 중소형보험사들은 여전히 방카슈랑스 중심의 판매전략을 고수하고 있다. 일부에선 5년납, 10년납 저축성보험 만기 시 이를 다시 방카슈랑스 판매로 메우면 된다는 주장이 제기돼지만, 현재의 시장 환경상 이런 전략을 고수하긴 힘들다는 분석이다.

      한 보험업계 관계자는 “방카슈랑스 10년 주기설이 있기는 하지만 2020년에는 IFRS4 2단계가 시행된다”라며 “IFRS4 2단계 시행시 저축성보험 판매가 보험사에 자본확충 부담만 가중시켜 과거와 같은 영업행태를 다시 반복하기는 힘들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에 중소형 보험사들은 다양한 해법을 고민하고 있다.

      우선 꺼내든 카드는 은행의 방카슈랑스 직원 교육 강화다. 보험사들은 교육을 통해 은행 직원도 보장성보험 판매에 나설 수 있게끔 하겠다는 계획이다. 다음으로 수수료 인센티브 강화에도 나서고 있다. 보장성보험 수수료를 저축성보험과 차별화 하겠다는 구상이다. 수수료 인센티브 없이 은행에서 시간과 노력이 많이 드는 보장성 보험 판매에 나설 유인이 없다는 판단에서다.

      이런 시도에도 방카슈랑스 채널의 한계 극복은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일명 ‘보험아줌마’로 불리는 설계사조직을 중심으로 이뤄지는 보장성보험 판매 구조가 쉽사리 깨지기 힘든데다, 방카슈랑스 자체가 저축성보험 판매에 특화돼 있기 때문이다.

      한 은행계 보험사 관계자는 “저축성보험 보다는 보장성보험 판매를 늘려야 하나 당장 방카슈랑스를 대체할 채널이 없다 보니 고민이 깊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