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 D램에서 낸드로 옮겨지는 투심(投心)
입력 2016.07.26 14:00|수정 2016.08.02 10:19
    내년말까지 3D 낸드 출하량 50%까지…투자비중 30~35%
    3D 낸드 경쟁 치열 예상…경영진 고민 엿보여
    • 세계 반도체 시장의 트렌드 변화에 발맞춰 투자자들의 관심도 바뀌고 있다. SK하이닉스 2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도 이를 확인할 수 있었다. 3D 낸드플래시 시장의 경쟁이 심화하면서 SK하이닉스 투자자들의 관심과 우려가 교차했다.

      SK하이닉스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2분기 매출 중에서 D램의 비중은 71%를 기록, 전 분기에 비해 5%포인트 감소했다. D램이 줄어든 비중만큼 낸드 매출 비중이 늘었다. 이에 낸드 전망과 관련 계획에 대한 질문들이 쏟아졌다.

      SK하이닉스는 “2세대 제품인 MLC(멀티레벨셀)의 경우 2분기부터 양산을 시작해 모바일 제품군에 출하하기 시작했다”며 “3세대인 TLC(트리플레벨셀)는 올해 하반기 개발을 완료하고 모바일 제품부터 출하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3분기부터는 2세대 36단 위주로, 4분기부터는 3세대 48단의 생산능력을 늘리는 쪽으로 투자를 진행할 계획이다.

      SK하이닉스는 낸드플래시 연간 출하량을 시장 수준을 웃도는 40% 후반대로 잡고 있다고 밝혔다. 2017년말이 되면 3D 낸드플래시 비중이 50%를 넘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올해 하반기 3D 낸드플래시 전략에 대해 “올 연말까지 약 2만~3만장 규모의 3D 생산능력을 확보해 시장에 대응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 다만 커지는 시장 규모에 비해 회사 측이 밝힌 투자 규모가 적은 것 아니냐는 의견들이 나왔다. SK하이닉스의 내년도 제품별 투자 규모 비중은 D램이 7, 낸드가 3이다. 낸드의 경우 추가적인 공간 확보가 필요하며 이게 내년 상반기 중에 이뤄진다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건설 투자이기 때문에 실제 생산까지는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지난해 낸드 시장 점유율은 삼성전자가 35% 수준으로 1위를 기록했고 도시바(28%), 마이크론(19%), SK하이닉스(15%)이 뒤를 이었다. 48단 적층 3D 낸드 양산에 들어간 삼성전자는 추가 투자를 준비 중이다. 이에 인텔, 도시바, 마이크론, XMC 등 글로벌 업체들이 잇따라 3D 낸드 투자 확대를 선언하기도 했다.

      SK하이닉스는 예상치 못한 수요 변화로 고충이 있다고 토로하기도 했다. 예를 들면 주력 제품이 될 것으로 기대하는 2세대 나노 D램의 경우 회사 측은 PC, 서버, 모바일로 타깃을 잡았다. 그런데 실제로는 모바일, 서버, PC 순으로 수요가 이어졌다. 뒤늦게 이에 맞춰 양산을 하려다 보니 당초 계획보다 시간이 더 많이 걸렸다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자동차 분야와 관련해선 현재 시장이 이미 형성된 카 인포테인먼트 중심으로 사업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D램 기준으로 컨슈머 판매량의 10% 이상을 차지하고, 낸드는 그보다 작지만 D램과 비슷한 숫자로 따라잡고 있다고 덧붙였다.

      첨단운전자지원시스템(ADAS)과 자율주행에선 2015년부터 양산하고 있지만 품질 수준은 아직 높지 않다고 보고 있다. 미래 성장성이 큰 만큼 품질 수준을 높일 계획이라고 전했다.

      SK하이닉스는 3분기엔 실적이 반등할 것이라고 밝혔다. 중장기적으로는 트렌드 변화, 경쟁 과열에 대한 고민이 더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