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도 못 살린 '우림건설'…역사 속으로 사라지나
입력 2016.07.28 07:00|수정 2016.07.28 07:00
    2007년 시공능력평가 35위 중견건설사
    2000년대 중반 해외진출 실패, 환 헤지 파생상품에 '휘청'
    법원 내부적으로 청산절차 가닥…이달 말 결론 전망
    • 2000년대 중반 주택시장의 신흥강자로 주목 받던 우림건설이 청산에 돌입할 전망이다. 회사 설립 이후 33년, 회생절차에 돌입한지 4년여만이다.

      2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우림건설의 회생절차를 담당하고 있는 서울중앙지방법원은 내부적으로 우림건설의 회생절차를 진행하기 어렵다고 판단, 회생절차를 폐지하기로 가닥을 잡았다. 이달 6일엔 회생절차폐지에 대한 관리인 및 채권자협의회, 이해관계인 등에게 의견제출을 요청했다. 27일까지 의견서 접수를 완료하고 회생절차 폐지결정에 대한 최종 결정을 내리게 된다.

      지난 1983년 전라북도 익산을 연고지로 설립된 회사는 1993년 '이도건설'에서 '우림건설'로 상호를 변경했다. 회사는 '필유', '카이저팰리스'로 이름을 알리면서 수도권 주택시장에 진출했다. 2005년 매출액 6100억원, 영업이익 310억원을 기록했고 이듬해엔 현금성 자산만 1000억원 이상을 보유하고 있을 정도로 유동성이 풍부했다. 2007년 시공능력평가에선 34위까지 오르며 중견건설사로 자리매김 했다.

    • 2000년대 중반부터는 해외시장 진출을 추진했다. 국내 부동산 시장 정체를 벗어나기 위한 회심의 전략이었으나 결국 화근이 됐다.

      카자흐스탄 알마티 '애플타운' 프로젝트는 국내 건설사의 역대 최대규모 해외 부동산 개발사업이었다. 여의도 면적에 30%에 달하는 알마티시 27만5448㎡의 부지에 연면적 130만4899㎡ 규모의 아파트·오피스·호텔·상업시설 등의 건설하는 공사였다. 총 사업비는 4조5000억원이었다.

      2007년 부지매입 1년6개월 이후 아파트 1차 분양을 시작했다. 분양률은 20%에 그쳤고 5개의 주상복합단지를 순차적으로 개발하려던 사업일정 또한 무산됐다. 카자흐스탄에 진출하며 자회사를 통해 환 헤지 목적으로 가입한 파생상품에서 1400억원대의 대규모 손실을 기록하면서 자금상황은 악화했다.

      회사는 2009년 워크아웃에 돌입했다. 채권단으로부터 1000억원의 자금지원을 받았지만 사정은 나아지지 않았다. 결국 2012년 6월 기업회생절차를 신청했다.

      회생절차를 진행했지만 신규수주를 진행하지 못한 탓에 회사의 자금사정은 계속 악화했다. 지난해 회생계획 대비 매출액 달성률은 1%에도 못 미쳤다. 법원과 매각주관사(삼일PwC)는 2차례 매각을 추진했으나 모두 실패했다. 매각예정금액은 100억원이 채 되지 않았지만, 500억원에 달하는 하도급 업체 공사대금을 비롯한 공익채권을 떠안을 업체를 찾기가 쉽지 않았다.

      거래 한 관계자는 "관리인이 하도급업체를 비롯해 일부 이해관계인들에게 공익채권을 면제하겠다는 약정을 받았음에도 인수업체를 찾기 쉽지 않았다"며 "주택·토목 등 건설관련 모든 라이선스가 있어 인수매력이 있다고 판단했지만 채권규모가 크다 보니 인수업체들이 쉽게 나설 수 없던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법원이 회생절차 폐지를 결정하게 되면 회사는 청산절차에 돌입하게 된다. 이후 파산관재인이 선임되고 자산매각 등을 통한 채권변제를 시작한다. 임직원들의 퇴직금을 비롯한 임금관련 채권은 현재 공익채권보다 우선변제 한다. 최종 결정은 이달 말 내려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