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업계 “사실상 접는 수순”
은행계 보험사들도 삼성생명보다 공시이율 낮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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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에셋생명이 업계 1위 삼성생명보다 낮은 저축성 보험 공시이율을 제시한 배경에 대해 보험시장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사실상 저축성 보험을 접는 수순에 들어간 것 아니냐는 해석까지 나온다.
최근에는 일부 은행계 보험사들도 이와 같은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 저축성 보험을 둘러싼 각 보험사들의 '선택'이 향후 실적의 주요 변수로 떠오를 전망이다.
미래에셋생명은 현재 파워리치저축보험, 리치플러스저축보험 등의 저축성 보험을 판매하고 있다. 27일 현재 이들의 공시이율은 2.6%로 업계에서 가장 낮은 수준이다. 삼성생명의 저축성 보험 공시이율(2.8%)보다 0.2%포인트 낮다.
지난해까지만 하더라도 미래에셋생명은 삼성생명을 비롯해 업계 평균 이상의 공시이율을 제시했다. 작년 4월 한때 삼성생명보다 0.15%포인트 높은 공시이율을 제시하기도 했다. 지난해 9월 두 회사의 공시이율이 같아졌고, 올해엔 역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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낮은 저축성 보험 공시이율은 올해 1분기 실적에도 반영됐다. 지난 4월 보험료 인상에 대한 절판효과로 1분기 생보업계 전체적으로 신계약이 급증했으나, 미래에셋생명은 신계약(1090억원)이 전년동기 대비 40% 감소했다. 이에 대해 장효선 삼성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4분기부터 시작된 일반저축성 보험에 대한 전략적인 마케팅감소(Demarketing)와 수수료 수입에 집중한 것이 원인이 됐다”고 분석했다.
업계에선 미래에셋생명이 저축성 보험을 접는 수순에 들어간 게 아니냐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저축성 보험은 '보험사의 브랜드'와 '금리'가 소비자 선택에 절대적인 영향을 미친다. 장기적인 목돈 마련을 위한 것인만큼 안정적으로 잘 굴려줄 곳을 선호한다.
미래에셋생명급의 중소형 보험사는 상대적으로 안정성과 인지도가 삼성생명같은 대형사보다 떨어지기 때문에, 고금리를 매력으로 내세울 수밖에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삼성생명보다 더 낮은 공시이율을 내놓는다는 건 적어도 보험업계에선 사실상 저축보험을 포기했다고 봐야 한다고 분석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미래에셋생명은 확대 해석을 경계하고 있다. 미래에셋생명 관계자는 “저금리 기조 속에서 역마진을 방지하는 선제적 리스크 관리로 장기적이고 안정적인 경영활동을 수행하기 위한 방침이다”라며 “저축성 보험을 접기 위한 수순에 들어간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다른 보험사들 사이에서도 비슷한 움직임이 시작됐다. 신한생명, KB생명, 하나생명 등 은행계 보험사들의 저축성 보험 공시이율 역시 삼성생명보다 낮아졌다. 일부 은행계 보험사는 저축보험과 관련된 마케팅은 일절하고 있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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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가운데 일부 보험사는 여전히 3% 수준의 공시이율을 제시하는 저축상품을 판매하고 있다. 기준금리가 1%대로 낮아진데다, IFRS4 2단계가 도입되면 저축보험 판매로 자본확충 부담만 커지는데도 높은 공시이율을 유지한다는 건 전략적인 판단일 거란 지적이다.
고금리로 유인하는 저축성 보험을 줄이는 보험사와 마케팅을 유지하는 보험사 사이의 선택이 갈린 것이다.
한 보험업계 관계자는 “경영자의 성과지표에 외형확장과 관련된 부분이 포함돼다 보니 일부 보험사는 여전히 저축보험 판매에 적극 나서고 있다”라며 “시간이 흐를수록 미래에셋생명과 같은 사례가 점점 많아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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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2016년 07월 27일 15:06 게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