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 투자 홀로 떠안는 이마트…투자자 '불만'
입력 2016.08.02 07:00|수정 2016.08.07 21:38
    이마트, 복합쇼핑몰 전담 자회사 신세계프라퍼티에 90% 출자
    프라퍼티 첫 사업 '하남스퀘어' 9월 개장 예정
    1.1조 사업에 이마트 투자자금 8300억원
    • 이마트가 신세계그룹의 복합쇼핑몰 사업을 홀로 떠안으면서 투자자들의 불만이 고조되고 있다. 하반기에 개장하는 첫 복합쇼핑몰 '하남유니온스퀘어'의 안착 여부에 따라 이어질 복합쇼핑물 투자에 대한 이마트 투자자들의 입장도 달라질 전망이다.

      ◇ 이마트, 4년째 그룹 복합쇼핑몰 투자 주도

      신세계그룹의 복합쇼핑몰은 올 9월 하남유니온스퀘어(스타필드 퍼스트 하남) 개장과 동시에 베일을 벗는다. 이 복합쇼핑몰엔 1조1000억원이 투입된다. 투자금은 신세계프라퍼티와 미국 쇼핑몰 운영업체 터브먼의 자회사 터브먼아시아가 분담하는 구조다.

      신세계의 복합쇼핑몰 사업은 신세계프라퍼티를 통해 이마트가 주도하고 있다. 이 곳의 지분은 현재 이마트와 신세계가 각각 90%, 10%씩 나눠 가지고 있다.

      이마트가 그룹의 사실상 지주회사로서 하남스퀘어 투자부담의 상당 부분을 짊어지자 이마트 투자자들의 불만은 쌓이기 시작했다. 투자자들은 "그룹이 사활을 건 사업을 왜 이마트가 홀로 부담을 떠안냐"는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이마트의 하남스퀘어 투자부담은 8300억원에 달한다. 신세계프라퍼티에 총 2524억원 규모의 출자를 완료했고, 지난해 11월 KDB산업은행과 SC제일은행으로부터 5년에 걸쳐 5200억원을 대출받을 수 있는 계약을 맺어놓았다.

      터브먼아시아가 신세계프라퍼티에 출자한 규모는 2695억여원 정도다. 신세계 출자액은 280억원 정도다.

    • 투자자들은 또한 "이마트가 투자부담은 큰 데 반해 하남스퀘어 내에서 사용할 수 있는 공간은 한정적"이라며 "신세계백화점은 임차료만 내고 공간을 쉽게 차지하게 되는 셈"이라고 말한다.

      ◇ 하남스퀘어는 시작에 불과…대규모 쇼핑몰 투자효과는 '물음표'

      국내외 투자자들은 대규모 자금이 투입되는 복합쇼핑몰 사업의 성공을 놓고 반신반의하고 있다. 국내 유통사들이 할인점이나 복합쇼핑몰에 막대한 자금을 투자해 효과를 거둘 수 있는 시기는 지났다는 평이다. 하남유니온스퀘어에 대한 시장의 기대감도 그리 크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한 증권사 유통 담당 연구원은 "복합쇼핑몰은 백화점이나 할인점 대비 투자비가 두 배 드는데 반해 매출과 영업이익은 그에 미치기가 힘들다"라며 "과거 복합쇼핑몰 사업을 확장했던 일본도 낮은 ROE(자기자본이익률)을 거두면서 쉽게 확장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유통업계에 정통한 관계자도 "신세계그룹이 복합쇼핑몰 프로젝트를 놓고 중장기적인 시각에서 벗어난 무리한 투자를 벌이고 있다"라며 "투자자들을 고려해 투자부담을 줄이며 차입금을 줄여나가야 한다"라고 말했다.

    • 이마트가 신세계프라퍼티를 통해 짊어져야 할 투자는 앞으로도 지속될 전망이다. 신세계그룹은 하남을 시작으로 고양, 삼송과 인천, 청라 등에 10여개의 초대형 복합쇼핑몰을 지을 계획이다.

      증권업계 관계자들은 이마트가 신세계를 대신해 신세계프라퍼티를 통해 투자하는 사례가 늘어날 경우 투자자들의 불만이 고조될 것으로 보고 있다. 복합쇼핑몰의 경우 길게는 개장 5년 이후부터 투자효과를 볼 수 있어 이에 대한 시장의 우려도 쉽게 가시지 않을 전망이다.

      일각에서는 특히 해외투자자들이 신세계그룹의 무리한 투자를 우려한다고 지적한다. 싱가포르 에버딘이 신세계 지분을 계속해서 줄이고 있는 이유도 이러한 배경과 무관치 않다는 해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