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병 앞둔 금호터미널, 1500억원 조달해 재무구조 재정비한다
입력 2016.08.11 15:03|수정 2016.08.15 19:10
    [박삼구 금호아시아나 그룹 재건 프로젝트]②
    KoFC 펀드 보유 대우건설 지분 12.3% 유동화 예정
    1500억원 조달 목표…증권사·캐피털사·헤지펀드운용사 등 참여
    금호터미널-금호기업 합병에 필요한 차입금 정리 목적 조달
    "금호타이어 인수 추진하려면, 합병 금호기업 재무구조 정비 필요"
    • 금호터미널이 코에프씨(KoFC) 펀드 지분을 담보로 1500억원을 융통한다. 이 돈은 금호터미널과 금호기업 합병에 사용하기 위한 목적으로 알려졌다. 더 나아가선 오는 9월 매각공고를 시작으로 본격화할 금호타이어 인수에 대비하기 위한 차원으로 풀이된다.

      8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금호터미널은 헤지펀드자산운용사, 증권사 및 캐피털사 등을 통해 코에프씨 후순위 지분 30% 유동화 거래를 오는 10일 일단락짓는다. 목표 조달 금액은 1500억원이다. 금호터미널이 이자를 주고, 나중에 코에프씨 펀드에 담긴 대우건설 지분 12.28%(5104만주)를 매각해 얻는 차익은 유동화거래 투자자와 금호터미널이 나눠 갖기로 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거래관계자는 "코에프씨 지분 유동화 구조가 증권사, 캐피털사, 펀드투자자에 따라 다르지만 금호터미널이 일정 수익률을 제공하고, 만기시에 대우건설 지분이 2000억원 이상에 팔리면 추가 수익을 올리는 형태"라며 "투자 구조가 꽤 안정적"이라고 전했다. 그는 "금융회사들이 1500억원을 조달 못해도 금호그룹이 다른 방안을 갖고 있어 전체 자금 조달은 큰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코에프씨 펀드는 2011년 금

    • 호그룹이 유동성 확보를 위해 금호고속 경영권과 서울고속터미널 및 대우건설 지분을 묶어 IBK투자증권-케이스톤파트너스에 매각하면서 조성됐다. 펀드 후순위에 출자한 금호산업은 2013년에 지분을 금호터미널에 넘겼다. 서울고속버스터미널 지분과 금호고속 경영권을 매각으로 선순위 출자자들에게 투자 원리금을 돌려준 터라 남은 대우건설 지분은 금호터미널 몫이다.

      대우건설 지분 12.28%의 현재 시가는 3000억원이다. 인수금융 325억원과 칸서스자산운용이 금호고속을 맡는 과정에서 제공한 담보가치를 제외하면 실질 담보 여력은 1600억원에서 1700억원 정도다.

      1500억원에 대해 금호그룹 사정에 정통한 IB관계자는 "큰 틀에서 보면 금호그룹이 금호타이어 인수에 본격적으로 나서기 전, 지주회사의 차입 구조를 정리하기 위한 목적이고 좁게 보면 금호기업과 금호터미널 합병에 필요한 자금"이라고 설명했다.

      금호기업은 금호산업을 인수하면서 최초 NH투자증권에서 3300억원(일부 리파이이낸싱)을 빌렸다. 지난 4월 금호터미널 지분 100%을 인수할 때도 NH투자증권에서 2000억원을 6개월 만기로 빌렸다. 만기까지는 짧게는 3개월, 길게는 1년 정도 남았다. 금호그룹은 인수금융 일부 또는 상당 부분을 정리할 생각인 것으로 알려졌다. 합병 과정에서 있을 금호터미널에 돈을 빌려준 금융회사들의 차입금 상환 요구에 대비하기 위해 자금을 확보한 면도 있다. 이번 유동화와 별도로 금호터미널은 금호리조트 매각대금 400억원을 비롯해 약 3000억원 가량의 현금을 보유하고 있다.

      금호그룹이 금호타이어 인수를 위해 어떤 그림을 그리고 있는 지 확인되지 않고 있다. 이번 자금조달과 재무구조 재조정 등을 통해 봤을 때 금호그룹이 직접 인수 후보로 나설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그러나 박삼구 회장이 우선매수권을 포기할 가능성도 낮아 보인다. 우선매수권을 활용한 재무적투자자 유치 시나리오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앞서 IB관계자는 "지주사가 될 합병 금호기업의 재무구조를 올해 정리해야 내년 금호타이어 인수에 나섰을 때 금융회사 및 재무적 투자자(FI)들로부터 지원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금호그룹 관계자는 이번 자금조달 및 향후 계획과 관련해 "확인해줄 수 있는 부분이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