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대형사 심사 강화로 고위험 계약 중소형사로 옮겨가
하반기 중소형사 자동차보험 손해율 및 실적하락 우려 커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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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위권 대형 손보사(KB-동부-현대-메리츠)들이 자동차보험 손해율을 개선하며, 대신 중소형 손보사의 손해율이 오르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대형 손보사들이 가입 심사(언더라이팅)를 강화하며 고위험 가입자들이 중소형 손보사로 몰린 까닭이다.
앞서 수년 전에는 삼성화재가 언더라이팅을 강화하며 2위권 대형 손보사들의 손해율이 치솟은 바 있다. 대형 손보사들이 삼성화재를 따라 언더라이팅을 강화하며 중소형 손보사의 부실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올해 상반기 대형사의 손해율은 일제히 개선됐다. 메리츠화재는 1~6월 누적 손해율 84.1%를 기록하며, 지난해 같은 기간 90.4%보다 6.3%포인트 낮아졌다. 현대해상은 같은 기간 6%포인트, 동부화재 3%포인트, KB손보 3.5%포인트 낮아졌다. 삼성화재는 업계에서 가장 낮은 79.8%의 손해율을 유지했다.
월별로 살펴보면 삼성화재는 지난해 6월 이후 70% 후반의 안정적인 손해율을 기록했다. KB손보를 비롯한 2위권 대형사는 지난해 6월 85% 이상의 자동차보험 손해율을 기록했으나, 올해 6월에는 메리츠화재를 제외하고는 모두 70% 후반으로 떨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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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사 손해율이 하락하는 이유로는 언더라이팅 강화가 첫 손에 꼽힌다. 꼼꼼한 가입 심사를 통해 점유율보다는 수익성에 집중하고 있는 것이다.
보험업계는 2011년 이후 자동차보험 손해율 상승으로 자동차보험 연간 영업적자가 2011년 4070억원에서 2014년 1조1017억원까지 확대됐다. 이에 업계 1위 삼성화재는 가장 먼저 언더라이팅 강화에 나서면서 손해율 안정화에 나섰다. 이후 꾸준히 자동차보험 손해율을 낮춰 지난해 상반기엔 80% 이하로 떨어뜨렸다. 그러나 나머지 대형사들은 고위험 계약을 떠안으며 2014년 자동차보험 손해율이 90% 이상 치솟았다.
손해율 상승에 따른 손실확대가 계속되자 이들도 지난해 하반기 이후 보험가입 심사 강화에 나섰다. 언더라이팅 역량을 강화하고 선별적으로 자동차보험 가입을 받으면서 올해부터 손해율 하락이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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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변화는 공동인수 증가에서도 드러났다. 올해 4월말 개인용 자동차보험 공동인수 물건은 5만건을 넘어서며 역대최고치를 기록했다. 대형사를 중심으로 거절하는 계약이 많아지다 보니, 보험사가 공동으로 인수하는 사례가 늘어나면서 나타난 현상이다.
이런 현상은 다시 대형 손보사들과 중소형 손보사들 사이에서 나타나고 있다. 2위권 대형 손보사들이 거절한 보험 물량을 중소형사가 전략적으로 인수하며 시장점유율을 끌어올리고 있는 것다. 지난달 KB손보를 제외하고 대형사들의 점유율이 일제히 하락했지만, 중소형사인 롯데손보·한화손보·흥국화재의 점유율은 0.1~0.3%포인트 올랐다.
이런 추세가 지속할 경우 중소형사의 자동차보험 손해율 악화가 심화할 것이란 전망이다. 상반기 대형사들의 손해율이 개선되며 중소형사와 이들간 손해율 격차는 10%포인트가량 벌어졌다. 엠지손보와 흥국화재는 올해 3월말 기준 자동차보험 손해율이 100%를 넘어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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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적에도 영향을 줄 전망이다. 상반기 대형사(삼성-동부-현대-KB)들은 자동차보험 손해율 개선을 기반으로 합산 순익이 지난해 대비 41% 개선됐다. 하지만 흥국화재가 지난해 대비 순이익이 40% 감소하는 등 대부분 중소형사들은 손익이 악화하거나 정체됐다. 특히 온라인보험 확대와 맞물려 손해율 및 실적악화가 빠르게 현실화 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한 보험업계 관계자는 “상대적으로 가입이 쉬운 온라인보험이 확대되면서 대형사들은 언더라이팅 강화, 중소형사는 점유율 확대로 맞서고 있다"라며 "현 추세가 계속될 경우 대형사와 중소형사간 손해율 격차가 더욱 확대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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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2016년 08월 09일 15:30 게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