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양매직, 사모펀드(PEF)에 매력적인가
입력 2016.08.16 07:00|수정 2016.08.16 07:00
    동양매직 기업가치, 렌탈 부문 평가에 따라 1000억~2000억원 편차
    유형자산 감가상각, 매출원가에 반영후 EBITDA에 다시 반영
    렌탈 가파른 성장, 자금 부족 심화…PEF 인수금융에도 영향
    • 렌탈(Rental) 회사를 사고 팔때 가장 논란이 되는 부분이 상각전 영업이익(EBITDA)이다. 사업 특성상 유형자산인 렌탈자산의 감가상각을 매출원가에 반영한 후에 다시 EBITDA를 산출할 때는 더해주고 있기 때문이다.

      11일 매각을 위한 예비입찰을 앞둔 동양매직도 이 논란에서 비켜가지 못하고 있다. 렌탈 업력이 비교적 짧은 동양매직이다보니 이 부분을 좀 더 엄격하게 따져봐야 한다는 지적이 있다.

      보수적으로 봤을 때 동양매직이 지난해 올린 EBITDA는 420억원 정도로 보는 게 적정하다는 얘기도 나온다. 반면 감사보고서를 통해 산출한 동양매직의 EBITDA는 540억원이었다.

      EBITDA에 대한 시각차이는 기업가치 밴드의 상단과 하단간 간격을 키운다. EBITDA에 10배수를 적용한다면 동양매직의 기업가치는 많게는 1200억원 가까이 차이가 난다. 매각측이든, 인수측이든 신경쓰지 않을 수 없는 부분이다. 이번 인수경쟁에서 후보들 사이에 적정 인수가에 대한 편차가 클 수도 있음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특히 금융권에서 인수금융을 조달해야할 사모펀드(PEF)들 입장에선 더 신경이 쓰이는 부분이다.

      동양매직에서 EBITDA에 대한 과대 계상(산출) 논란인 부분은 렌탈 자산의 감가상각이 우선 매출원가에 반영해 놓고서는 다시 EBITDA 산출에도 포함시킨다는 점이다. 가전사업부는 크게 해당사항이 없다.

    • 한 고객이 동양매직 비데를 5년간 연 30만원에 렌탈료를 내는 조건으로 렌탈계약을 할 경우. 이 비데는 '재고자산'에서 동양매직의 '유형자산' 계정으로 이동한다. 비데 소유권은 동양매직에 있고 고객으로부터 사용료를 받기 때문이다. 렌탈료로 받은 30만원은 매출에 포함된다.

      비데의 총원가가 100만원이면 동양매직은 매년 20만원씩 감가상각을 하고, 이 20만원은 그 해 매출원가에 반영한다.  그런데 감가상각비이자 매출원가인 20만원은 EBITDA 계산시 반영된다. 렌탈자산은 유형자산이다. 매출원가가 EBITDA에 반영되는 셈이다.

      한 IB업계 관계자는 "Capex투자(자본적지출) 보통 한번 하면 5~10년은 두고 쓰지만, 렌탈 기업은 렌탈 계약이 체결될 때마다 Capex투자가 일어난다"며 "지금처럼 렌탈자산을 유형자산으로 분류하고 감가상각비를 매출원가에 반영하는 동시에 EBITDA에도 넣으면 현금창출력 판단이 실제보다 과대 평가된다"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는 "동양매직의 경우 실질 EBITDA를 보려면 렌탈 자산에 대한 감가상각비를 제외하고 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같은 지적을 감안한 현실적인 조정 EBIDA는 공시상 540억원에서 125억원 가량을 제외한 425억원 정도다. 이 숫자는 감사보고서에 기재된 내용을 바탕으로 했기 때문에 정확하다곤 할 수 없지만 인수후보들이 기업가치 산정 과정에서 상당한 규모의 조정을 예상케 한다.

      다른 증권사 관계자는 "렌탈 자산에 대한 EBITDA를 조정할 경우, 동양매직 매각측이 밝힌 EBITDA보다 200억원 정도 줄어들 수도 있다"고 전했다.

      이같은 논란은 동양매직이 처음은 아니다. 웅진그룹이 2012년 웅진코웨이(현 코웨이)를 매각할 때도, 2014년 타이코가 ADT캡스를 매각할때도 비슷한 논란이 일었다. 한 고객당 3년에 한번씩 렌탈 자산 교체가 일어나는 데, 공시에 나온 EBITDA는 현금창출력을 보여주는 지표가 될 수 없다고 했다.

      다만 이들 기업과는 업력이나 규모, 그리고 성장속도에서 동양매직과 차이가 났다. 코웨이나 ADT캡스도 매각 진행 당시 성장단계에 있긴 했지만, 규모의 성장, 렌탈료로 들어오는 현금과 렌탈 자산을 확보하기 위한 현금 지출이 어느 정도 균형을 이뤄가는 모습이 보였다.

      반면 동양매직은 초기 고속 성장 단계를 밟고 있다. 2013년 동양매직의 정수기 렌탈시장 점유율은 9.6%였다. 지난해에는 19.7%를 기록했고 지난 5년간 렌탈 부분 성장률은 연평균 19.1%에 달했다. 렌탈 사업이 가파르게 성장할수록 역설적으로 현금 부족도 심화한다. 동양매직도 마찬가지. 잉여현금흐름(FCF)을 보면 2014년 166억원 부족에서 지난해에는 350억원으로 늘었다. 자금 과부족은 사모펀드(PEF)들이 인수에 필요한 자금을 조달(인수금융)하는 데도 영향을 준다.

      앞서 IB업계 관계자는 "동양매직도 성장속도가 느려지고, 렌탈 매출이 한 사이클 이상을 돌면 코웨이나 ADT캡스처럼 인정받을 수 있을 것"이라며 "지금 단계에선 동양매직 매각측이 밝힌 EBITDA를 모두 인정해주긴 어렵다"고 말했다. 이같은 인식은 특히 인수금융 시장에서 더 크게 들린다.

      동양매직 인수에는 CJ그룹, SK네트웍스, OCI계열 유니드를 비롯해 베인캐피탈, IMMPE, 어피니티에쿼티파트너스, TPG캐피탈 등 국내외 PEF들이 나설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