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기준금리 인하로 쌓아야 할 준비금 규모도 크게 늘 듯
하반기 실적 악화의 주원인 될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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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생명에 ‘저금리 공포’가 드리워지고 있다. 금리하락 여파로 양로보험 판매 중단에 나서면서 상반기 실적이 부진했다. 하반기에는 변액보험 보증준비금이 실적하락의 ‘뇌관’으로 부상할 것이란 우려다.
한화생명의 수익성은 양로보험 판매를 중단한 4월 이후 큰 폭으로 줄어들었다. 저금리에 따른 투자이익 감소와 그간 실적 상승을 이끌었던 일부 저축성보험 판매를 금리부담으로 접으면서 나타난 결과다.
하반기에는 변액보험 보증준비금이 실적 악화의 원인이 될 전망이다. 변액보험 보증준비금은 변액연금의 원금보장과 변액종신보험의 사망보험금을 지급하기 위해 보험사들이 쌓아놓는 재원이다. 기준금리 하락 여파로 예정이율이 빠르게 떨어지면서 보험사들이 쌓아야 할 보증준비금 규모가 빠르게 늘고 있다. 과거에 팔았던 상품의 예정이율과 현재의 금리 격차만큼 보험사들이 변액보험 원금 및 사망보험금 재원 마련을 위한 부담이 커졌기 때문이다.
한화생명은 삼성생명 다음으로 많은 변액보험 보증준비금을 쌓고 있다. 2013년 3879억원이던 변액보험 보증준비금은 지난해 말 8258억원으로 늘었다. 변액보험 가입자가 늘어남에 따라 보증준비금 규모가 늘어난 영향도 있지만, 금리하락에 따른 여파가 보증준비금 규모 증가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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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과 지난해 한화생명이 쌓은 보증준비금은 각각 1900억원, 2500억원이었다. 지난해 변액연금과 변액종신보험(CI보험 포함) 수입보험료가 2014년 대비 280억원 줄어들었음에도 쌓은 보증준비금은 600억원 증가했다. 변액보험 수입은 줄어들었지만, 금리 하락의 여파로 쌓아야 하는 보증준비금은 더 늘어난 결과다.
올해엔 금리 영향이 더 클 것으로 예상된다. 기준금리가 1.25% 수준까지 떨어지면서 시장에선 올해 생명보험사가 추가로 쌓아야 할 보증준비금이 처음으로 2조원에 육박할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해 1조원에의 보증준비금을 쌓은 것 대비 1.5~2배가량 더 많은 보증준비금이 필요할 것이란 전망이다. 한화생명도 보증준비금 부담 규모가 크게 늘어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이에 대해 한화생명 관계자는 “금리 수준을 감안할 때 적어도 지난해 수준 정도의 변액보험 보증준비금을 쌓아야 할 것으로 판단한다”고 말했다.
이는 올해 실적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생보사들은 4분기에 보증준비금에 따른 영향을 손익에 반영한다. 한화생명은 지난해 4분기 보증준비금을 손익에 반영한 결과 순이익이 200억원 적자를 기록했다. 올해엔 4분기 순이익 적자규모가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지급여력(RBC) 비율에도 영향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감독당국은 RBC비율에서 변액보험 보증위험액 산출 기준 정교화를 준비하고 있다. 보험사에 불리하게 적용된 보증에 대한 위험액 산출을 더욱 정교하게 하겠다는 계획이다. 이 경우 한화생명도 제도 변화에 따른 영향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한 보험업계 관계자는 “변액연금과 변액종신보험을 많이 판 보험사들 중 상당수가 보증 위험액 산출 기준 변화에 따른 RBC비율 변화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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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2016년 08월 12일 17:12 게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