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생명 중심 금융지주 사전정지 작업 해석
일각에선 '매각' 사전준비 시선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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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생명이 삼성화재가 보유한 삼성증권 지분을 인수한다. 사실상 금융지주회사로서 기반을 다지기 위한 포석으로 여겨지는 가운데, 삼성증권 지분 매각을 위한 사전 준비 아니겠느냐는 분석도 일각에서 나온다.
삼성생명은 18일 오후 4시 이사회를 열고 삼성증권 지분 8.02%를 매입하기로 했다. 삼성화재가 보유하고 있던 지분 전량이다. 매입규모는 총 주당 3만8200원씩 총 2342억여원이다. 이번 거래가 완료되면 삼성생명의 삼성증권 지분율은 11.14%에서 19.16%으로 늘어난다.
이번 결정을 앞두고 금융권에서는 삼성생명이 삼성화재가 보유한 자사주(총 15.93%) 중 일부를 인수하지 않겠느냐는 분석도 나왔다. 그러나 이번 이사회에 삼성화재 지분 매입은 포함되지 않았다. 삼성생명은 삼성화재 지분 14.98%를 보유하고 있다. 삼성화재가 보유한 자사주를 전량 매입하면 지분율이 30.90%로 올라선다.
이번 거래의 의미에 대해선 시장의 시각이 엇갈린다. 우선 삼성 금융지주회사 설립을 위한 사전정지 작업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금융지주회사의 자회사 편입 기준은 상장사 기준 30%다. 삼성생명이 추후 삼성증권 보유 자사주(10.94%)를 추가로 매입하면 지분율이 30%에 육박하게 된다.
삼성그룹은 앞서 지난 4월 삼성생명을 중심으로 금융지주회사를 설립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했다. 금융위원회와 사전 협의도 진행했다. 당시엔 법적 이슈 등으로 '아직 이르다'는 판단을 했지만, 여전히 금융지주회사 설립 가능성은 열려있는 상태다.
실제로 삼성생명은 최근 3년간 꾸준히 금융계열사 지분을 매입해왔다. 지난 1월엔 삼성전자가 보유한 삼성카드 지분 37.45%를 1조5404억원에 전량 인수해 최대주주로 올라섰다.
일각에서는 지분매입이 아닌, 삼성증권 매각 가능성도 여전히 거론된다. 이번 거래는 매각 주체를 단순화 하려는 목적이라는 것이다. 삼성증권은 지난해부터 끊임없이 매각설이 제기되고 있다. 삼성그룹 및 삼성증권은 올초 이를 공식적으로 부인한 바 있다.
이제 남은 시선은 삼성화재에 쏠린다. 삼성화재는 삼성생명이 지주사 전환 전 반드시 지분을 추가로 확보해야 하는 계열사로 꼽힌다. 다만 비용이 부담이다. 현재 삼성화재 시가총액(약13조원)을 고려하면 삼성화재 자사주 전량을 매입하는데 2조원 가량의 자금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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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2016년 08월 18일 17:44 게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