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그룹의 고민…불안한 '캐시카우' 반도체, 해운·건설 신인도 하락
입력 2016.08.23 07:00|수정 2016.08.23 07:00
    SK하이닉스, 그룹 EBITDA 절반 차지...실적 가변성 커
    해운 및 건설, 등급하향 트리거 조건에 거의 맞닿아 있어
    • SK그룹의 주요 모니터링 산업으로 반도체와 해운, 건설이 꼽혔다. 반도체는 비중이 커지는 만큼 실적 가변성이 커졌다는 점에서, 해운과 건설은 신용도가 계속 떨어질 위험이 있다는 점에서 지켜봐야 한다는 평가다.

      SK그룹은 2012년 SK하이닉스 인수, 2016년 SK머티리얼즈 인수 등으로 반도체 사업의 비중이 크게 확대됐다. 작년 기준으로 SK하이닉스는 그룹의 자산과 매출의 각각 21%, 14%를 차지했다. 상각전영업이익(EBITDA)은 49%로 그룹의 현금 창출의 절반을 도맡았다.

    • 내수 중심의 사업구조에서 벗어나 수출 중심의 성장동력을 확보한 점은 분명 긍정적이다. 특히 에너지부문의 실적 하락, 이동통신의 정체 상황에서 반도체는 그룹 캐시카우 역할을 해줬다. 반면 변동성이 큰 반도체사업의 편입으로 그룹 전반의 실적가변성이 확대된 것도 사실이다.

      한국기업평가는 “SK하이닉스는 그룹의 이익창출력과 재무완충력에 있어 중요한 위치에 자리하고 있다”며 “SK하이닉스의 향후 실적 전망이 그룹 전반의 수익성 및 현금흐름에 영향을 미치는 핵심요인 중 하나로 작용할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앞으로 메모리반도체 시장환경 전망은 좋지 않다. PC시장 회복의 불확실성, 모바일기기의 성장세 둔화 등으로 수요기반이 약해질 우려가 있다. SK하이닉스 전체 매출 중 D램 비중이 70%이다보니 투자자들은 비메모리 사업을 확대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하지만 경쟁 강도가 심해지면서 여의치 않은 상황이다.

      한기평은 “반도체 부문의 절대적인 이익창출 규모가 그룹 내 여타업종에 비해 큰 점을 감안하면 SK하이닉스가 주력 캐시카우 지위를 이어갈 것”으로 보고 있다. 제반 환경을 놓고 보면 불안한 캐시카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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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해운과 건설은 그룹의 또 다른 고민거리다. 재무지표가 몇 년째 좋지 않다 보니 신용등급 하향세가 이어지고 있다.

      SK해운(A-)은 탱커시장 운임 하락 및 벌크선 시황 침체 장기화를 감안하면 영업수익성이 중기적으로 하락세를 보일 전망이다. 대규모 선대투자 및 해외법인에 대한 자금지원 등으로 차입금도 크게 늘었다. 한기평은 “SK B&T 지분을 매각하고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했지만 2017년 이후 신규 가스선 도입 등으로 차입금 증가가 예고돼 있어 재무지표는 다시 저하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SK건설(A-)은 해외손실 사업의 공사잔고가 2015년말 기준 2000억원가량 남아 있다. 준공임박 시점의 돌관공사 비용 발생으로 추가적인 원가율 상승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이에 예상치를 벗어나는 대규모 해외사업손실 등이 발생하면 신용등급의 하향압력이 높아질 수 있다는 게 한기평의 판단이다.

      한기평이 제시한 등급 하향 조건을 살펴보면 두 회사 모두 등급이 다시 떨어질 가능성이 언제든지 열려있다.

      SK E&S가 늘어난 차입금을 어떻게 줄이느냐도 관심거리다. 해외 가스전 개발사업, 민자발전 및 집단에너지 사업 확대 등 투자부담이 가중됐다. SK E&S의 연결기준 순차입금 규모는 2012년 말 3600억원 수준에서 2016년 1분기 말 2조3000억원으로 늘었다.

      한기평은 "건설 중인 2개 발전소에 대한 투자부담, 북미 가스전 개발 등을 감안하면 내년 상반기까지는 재무부담을 줄이는 게 쉽지 않아 보인다"며 "양질의 보유자산을 활용한 재무구조 개선안, 2017년 이후 신규 발전소(PMP, 위례에너지서비스)의 가동을 통한 영업현금창출력 제고 전망 등을 감안하면 2017년 이후 점진적인 재무지표 개선이 가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