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뺀 삼성그룹, 재무지표 저하 추세 뚜렷
입력 2016.08.24 07:00|수정 2016.08.24 07:00
    수익성 떨어지며 현금흐름 저하…외부자금조달 증가로 이어져
    삼성전자가 끌어올리면 삼성중공업이 떨어뜨려
    • 삼성전자 주가가 사상 최고가를 경신했다. 갤럭시노트7이 대박 조짐을 보이고 있고, 반도체와 디스플레이로 다변화한 사업포트폴리오가 안정감을 주고 있다는 긍정적 평가가 쏟아지고 있다. 바이오와 자동차 전장이 새로운 그룹 축으로 부상하면서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하지만 삼성전자를 뺀 나머지 삼성 계열사들은 사업적으로나 재무적으로나 뒷걸음치고 있다. 화학사업과 방산사업을 정리했다고 감안해도 재무지표 저하 추세가 뚜렷해지고 있다.

      한국기업평가는 삼성그룹 비금융 주력 9개사(삼성전자, 삼성전기, 삼성SDI, 삼성물산, 삼성엔지니어링, 삼성SDS, 제일기획, 호텔신라, 삼성중공업)의 최근 5년간의 실적을 분석했다. 삼성전자를 제외하면 상각전영업이익(EBITDA)은 하락세가 뚜렷하고, 순차입금도 증가세를 유지하고 있다.

    • 결정적으로 중공업과 건설업종의 실적 저하가 작용했다. 한국기업평가는 “이들 업종의 영업수익성이 하락하는 추세이며, 현금흐름 또한 과거에 비해 떨어졌다”며 “이로 인해 외부자금조달이 증가하면서 커버리지, 레버리지 등 주요 재무지표가 저하된 상태를 나타내고 있다”고 진단했다.

      차입금 만기 구조도 점점 짧아지고 있다. 2016년 3월말 기준 1년 이내 만기도래 하는 차입금 비중이 67.4%에 달한다. 2015년 3월말 55.6%였던 단기성차입금 비중은 1년 새 10%포인트 이상 증가했다. 이 역시 삼성중공업의 차입구조 단기화가 직접적인 영향을 주었다.

      삼성중공업은 1조1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추진한다. 하지만 유동성 확충보다 신규수주 급감이라는 사업적 문제가 더 심각하다. 신규 수주가 급감하면서 수주잔고 감소세가 두드러지고 있다.

      한기평은 “향후 매출 감소에 따른 고정비부담으로 수익성 저하가 나타날 것으로 예상되며, 인도 지연 등으로 인한 운전자본 부담이 급증할 것으로 전망돼 수익성 및 운전자본부담 가중 여부를 지켜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주요 손실 프로젝트도 주요 모니터링 요소로 꼽혔다.

    • 삼성전자의 부담은 더 커졌다. 2015년말 기준 비금융, 금융을 합쳐 삼성전자가 그룹 내 차지하는 자산 비중은 38% 정도다. 반면 매출 비중은 65.3%로 절대적이다. 부진했던 모바일 사업이 다시 활기를 찾으면서 반도체의 변동성을 줄여주고는 있다. 하지만 시장 환경 변화가 워낙 빠른 만큼 시장 경쟁구도, 소비자 니즈 변화, 제품가격 추이 등은 체크 요소다.

      지배구조 변경 가능성도 지켜봐야 한다. 삼성전자 및 삼성생명보험의 분할, 분할 후 각 회사의 지주부문과 삼성물산 간의 합병, 삼성SDS 분할 및 삼성전자와의 합병, 중간 금융지주회사 도입 등 예상되는 시나리오가 다양해 뚜렷한 방향성을 예단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한기평은 "삼성그룹이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해 현재의 순환 출자구조를 일정수준 해소하고 특수관계인의 그룹 지배력이 강화되는지와 개별 그룹사의 신인도에 미치는 영향 등을 면밀히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