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그룹 신용도 향방, 대규모 해외투자 결과에 달렸다
입력 2016.08.25 07:00|수정 2016.08.25 07:00
    차입금·우발채무 규모 증가로 계열 전반 재무부담 상승
    투자 효과, EBITDA로 드러나야 상쇄
    • 이재현 회장의 특별사면으로 CJ그룹은 3년 간의 오너 공백 사태를 끝내게 됐다. 내부적으로는 그동안 주춤했던 대규모 투자와 경영 전략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는 게 사실이다.

      하지만 CJ그룹의 투자 확대 일변도에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기도 한다. 이미 대규모 투자가 진행되면서 그룹의 전반적인 재무부담이 커진 상태다. 그동안의 대규모 투자 결과가 그룹 신용도에 중요 요소로 부상했다.

      2005년부터 2009년까지 CJ㈜의 연결기준 상각전영업이익(EBITDA) 대비 순차입금은 평균 2.7배를 기록했다. 2011년 CJ대한통운을 인수하면서 3.8배로 급등했다. 이후 CJ제일제당이 대규모 해외투자를 이어가면서 2013년까지 높은 수준을 유지했다.

    • 2014년부터 이 수치는 조금씩 떨어지기 시작했다. 대규모 해외투자가 일단락됐고, 외형 성장과 바이오부문의 실적 회복으로 EBITDA가 늘어난 덕분이다. EBITDA 대비 순차입금 배율은 2014년에 3.2배, 2015년에 2.7배로 하락했다. 부채비율과 차입금의존도 등 제반 재무안정성 지표도 점진적인 개선 기조를 나타내고 있다.

      한국기업평가는 "지속적인 해외투자로 외형이 성장하면서 수익규모 증대 및 수익기반의 지역적 다변화 등이 진행됐다"며 "차입금 커버리지 지표도 개선 추세를 나타내고 있다"고 분석했다.

      하지만 이는 어디까지가 단기적인 전망. 중장기적으로는 해외사업 기반 확대, 물류 및 엔터테인먼트·미디어의 사업역량 제고를 지속적으로 추진하면서 투자 부담이 계속될 전망이다.

      적극적인 해외투자로 CJ㈜의 연결기준 총차입금은 2005년말 약 2조원에서 2015년말 약 8조6000억원으로 4배 이상 늘었다. CJ제일제당의 경우 해외 바이오 및 생물자원 투자 확대로 현지 자회사 지급보증 규모가 2004년말 4700억원에서 2015년말 약 3조4000억원으로 대폭 증가했다. 자기자본 대비 113%에 달한다. 차입금과 우발채무 규모 증가로 계열의 재무부담이 상승한 상태다.

      한기평은 "2014년 이후 대규모 투자 일단락 및 주력사 실적 개선을 통한 재무부담 완화 양상이 나타나고 있으나, 계열 전반의 유의미한 재무구조 개선으로 연결되는지에 대해 지속적인 관찰이 요구된다"고 덧붙였다.

    • 실제로 CJ CGV의 경우 신용등급이 AA급에서 A급으로 떨어진 사례다. 터키 마르스 지분인수 자금을 외부차입에 의존하면서 재무부담이 가중됐다. 거기에 공격적인 투자정책이 상당 기간 지속되면서 중기적으로 재무안정성 개선 폭이 제한적일 것이라는 전망이 반영됐다. 터키 정국 불안으로 투자회수의 불확실성이 커지는 등 상황이 좋지만은 않다.

      시장에선 이재현 회장이 당장 경영 복귀하기는 쉽지 않겠지만, 대규모 해외투자와 같은 전략적 판단에선 결정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그럴 경우 CJ그룹의 투자 기조가 확대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투자 확대에 따른 차입금 증가를 상쇄시키기 위해선 현금창출력 확대가 전제돼야 한다. 그동안의 대규모 해외투자의 효과로 그룹 전반의 현금창출력이 얼마나 개선될 지가 CJ그룹의 신용도 방향성에 결정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