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텍스 의존도 절대적 GS그룹, 못 받쳐주는 非정유사업
입력 2016.08.29 07:00|수정 2016.08.29 07:00
    정유 매출 50% 육박…시황 리스크 노출
    유통사업 정체, 발전 등 에너지 사업 성과 미미
    "칼텍스 호조때 비정유사업 체력 키워야"
    • GS그룹은 외형적으로 꾸준한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매출은 계속 늘고 있고, 대규모 손실이 난 2014년을 빼면 수익성도 소폭의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다.

      들여다보면 GS칼텍스가 그룹 실적의 절대적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그만큼 시황 리스크에 노출돼 있다. 앞으로 글로벌 정유 공급 증가가 기정사실화하면서 경영환경은 갈수록 안 좋아질 전망이다. 비(非)정유사업은 투자를 한 것에 비해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그룹의 순차입금 규모도 계속 늘어나고 있다.

      GS그룹은 LG그룹으로 분할된 이후부터 사업 포트폴리오 다각화를 이어가고 있다. 하지만 최근 들어선 GS칼텍스에 대한 의존도는 더 커졌다는 평가다. 한국기업평가가 GS그룹 67개사의 2015년 결산실적을 분석한 결과 GS칼텍스 등 정유관련 4개사의 매출 비중은 49.1%에 달한다. GS칼텍스의 실적 변동성을 상쇄시켜주던 비정유산업 계열사들은 부진하거나 정체가 이어지고 있다.

    • GS건설이 ㈜GS 연결실적에 잡히지는 않지만, 그룹 전체 매출 비중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8%에 달한다. 2013년 해외 플랜트사업에서 대규모 영업적자를 기록한 이후 2014년 2분기부턴 영업흑자로 전환하기는 했다. 하지만 해외사업장에서 원가율 100%를 넘는 사업이 계속 이어지면서 영업수익성은 여전히 저조하다.

      한기평은 “2016년 1분기 별도기준 영업수익성은 상당 수준 개선이 됐지만 해외 현지법인의 대규모 손실이 발생하면서 연결기준 영업수익성은 여전히 저조한 수준에 그치고 있다”고 지적했다. 공기 지연, 저유가 지속 등으로 앞으로도 해외사업이 회사 전체의 수익 개선을 제한할 가능성이 크다는 게 한기평의 평가다.

      2015년부터 국내 주택시장에선 선전하고 있다. 신규주택 공급 증가와 미분양주택 감소 등 건설경기가 회복하면서 수익성이 개선되고 있다. 건축부문의 신규수주는 2014년 9716억원에서 2015년 7조8204억원으로 8배 이상 증가했다. 늘어난 물량만큼이나 더 커진 운전자본 부담감, 주택경기 둔화 가능성에 대한 점검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GS리테일, GS홈쇼핑은 안정적인 상각전영업이익(EBITDA)으로 그동안 GS칼텍스의 변동성을 상쇄시키는 역할을 충분히 해왔다. 앞으로 더 큰 성장성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게 한계다. GS글로벌은 일정 수준의 수익창출력은 유지해 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GS엔텍에 대한 지원 가능성이 이어지면서 재무부담도 커지고 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내수 경기 부진 속에서 GS리테일은 편의점 포화 및 대형 유통업체들의 투자 확대, GS홈쇼핑은 TV부문의 성장 정체, 모바일부문의 경쟁심화 등 구조적인 이유로 현 상태 유지가 될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사업을 확대해 온 발전부문은 실적 정체 양상을 나타내고 있다. 해외자원개발 투자 및 대규모 설비공사 투자로 자본적 지출 부담이 지속되면서 차입금도 늘었다. GS EPS, GS파워, GS이앤알 3사의 2016년 3월말 기준 부채비율은 259%, 차입금의존도는 64.5%로 GS그룹 사업 중에 가장 크다.

    • 결론적으로 GS칼텍스의 존재감이 더 커졌다. ㈜GS의 올 상반기 실적 개선 요인으로도 GS칼텍스의 실적 개선, 원유가격 인상에 따른 제품 가격 상승 등 정유 부문의 선전이 꼽혔다. 올해 전반적인 기조는 나쁘지 않지만 지속될 가능성은 크지 않다.

      정유업계 관계자는 “과거에는 길었던 업황 사이클 주기가 중국 등 다양한 주체들이 등장한 이후 짧아졌고, 실제로 국내 주요 정유사들은 해가 바뀔 때마다 울고 웃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며 “GS칼텍스의 비중이 절대적인 GS그룹 역시 사업 안정성 측면에서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고 전했다.

      GS칼텍스가 당분간 지금의 좋은 흐름을 유지한다고 가정하면 그동안 비정유사업 계열사들은 그룹에서 제 몫을 할 수 있는 체력을 키워야 한다.

      투자은행(IB) 관계자는 “과거에는 길었던 업황 사이클 주기가 중국 등 다양한 주체들이 등장한 이후 짧아졌고, 실제로 국내 주요 정유사들은 해가 바뀔 때마다 울고 웃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며 “건설과 발전, 에너지 관련 기업들은 추가적인 재무구조 악화에 대비해서 GS칼텍스의 어깨를 가볍게 해줄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