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해 본 기관들 '엄중한 잣대'…자이글 약점 부각
9월 IPO 큰장 앞두고 '헝셩그룹 영향' 관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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헝셩그룹 실권주를 상장 당일 대량으로 장내 매도한 신한금융투자가 다른 기업공개(IPO)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하반기 '대목'을 앞둔 IPO 시장에 찬물을 끼얹은 게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된다.
헝셩그룹이 상장한 지난 18일은 가전기기회사 자이글의 수요예측 첫번째 날이었다. 일반적으로 기관투자가들은 수요예측 당일 투자심의위원회를 열고 수요예측 가격과 참여물량을 확정한다. 수요예측 첫날의 시장 분위기가 공모가에 상당한 영향을 주는 구조다.
상장 당일 헝셩그룹 주가는 공모가 대비 20% 넘게 하락세를 보였다. 신한금융투자가 당일 인수한 실권주를 대량 장내 매도하며 기름을 부었다. 이 때문에 공모주를 인수한 일부 기관이 손절매에 나서는 등 시장 분위기가 급속도로 악화됐다.
기관들이 움츠러들며 불똥은 자이글로 튀었다. 자이글은 2만~2만3000원을 공모희망가 밴드로 제시했지만, 기관들의 보수적인 참여 속에 절반 수준인 1만1000원으로 공모가를 조정해야 했다.
한 공모주펀드 담당자는 "헝셩그룹 상장 첫날 손실이 발생하며 자이글 공모에 보수적으로 접근할 수 밖에 없는 분위기가 만들어졌다"며 "손실을 만회하기 위해서라도 다음 공모인 자이글 주식을 비싸게 사주긴 어렵다는 공감대가 형성됐다"고 말했다.
물론 자이글에 약점이 없진 않았다. 헝셩그룹 상장 전부터도 증권가 일각에서 '자이글 공모희망가 밴드가 너무 높은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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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이글은 최근 3년간 급성장했다. 지난해 매출이 2013년 대비 4배로 늘었다. 적외선 가열조리기인 '자이글'이 유행한 덕분이다. 매출은 늘었지만 내실은 조금 아쉬웠다. 2013년 27%에 달하던 영업이익률이 지난해 16%로 떨어졌다.
홈쇼핑에 대한 매출 의존도는 같은 기간 28%에서 84%로 늘어났다. 수출 비중은 2013년 67%에서 지난해 2.5%로 뚝 떨어졌다.
내수 시장에 기댄 특정 제품 의존도가 압도적인 상황에서 생활가전부문 신규 투자는 이제 걸음마 단계다. 공기청정기 '자이글 맑음'을 내놨지만 아직 유의미한 매출을 내고 있진 못하다. 지난해 자이글의 매출액 대비 경상연구개발비는 0.77% 수준이었다.
헝셩그룹 주가 급락은 이런 약점들이 부각되는 계기가 됐다. 보수적으로 바뀐 기관들이 자이글에 좀 더 엄정한 잣대를 들이댄 것이다. 자금조달보다는 증시 진입에 좀 더 의미를 둔 자이글이 공모 규모를 줄이는 대신 시장의 평가를 받아들이기로 하며 공모가가 확정될 수 있었다.
헝셩그룹으로 인한 기관들의 보수적 태도가 언제까지 지속될진 가늠하기 어렵다. 헝셩그룹 상장 이후 기업인수목적회사(스팩;SPAC) 상장을 제외하면 수요예측이 없었던 까닭이다. 다음 공모주 수요예측은 오는 31일 유니테크노로 예정돼있다. 이후로 LS전선아시아 등 9곳의 회사가 줄줄히 수요예측을 진행한다.
한 증권사 IPO 담당자는 "최근 국내 IPO 시장은 일부 공모주가 대규모 손실을 내고 나면 분위기가 급랭됐다가, 이후 보수적인 공모가 산정으로 이익이 나기 시작하면 달아오르는 패턴을 보여왔다"며 "헝셩그룹이 하반기 IPO 시장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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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2016년 08월 29일 18:00 게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