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암코, KB출신 낙하산 수시로? '세하' 사장도 이성규 대표 인맥
입력 2016.09.02 17:18|수정 2016.09.05 09:38
    2014년 세하 인수 후 권육상 전 KB자산운용 부사장 선임
    제지업계와는 전혀 무관한 순수 은행출신
    이성규 사장 국민은행 부행장 역임 시기와 겹쳐
    유암코 감사 선임도 총리실까지 낀 연쇄이동 이뤄져
    • 구조조정의 첨병을 자처한 유암코가 사모펀드(PEF) 조성 후 인수한 기업에 이성규 대표 관련 인사를 패키지로 CEO로 보낼 예정이어서 '낙하산 인사' 논란이 일고 있다. 이런 가운데 과거에도 유암코가 인수한 다른 업체에 비슷한 인사가 시행된 것으로 나타났다. 역시  'KB출신' , ' 이성규 대표 인맥' 등으로 엮인 사이다.

      투자업계에서는 유암코의 이런 모습이 7년간 단 한번의 대표이사 교체도 없이 운영되고,  경영권 매각 여부조차 뒤집히면서 발생한 '이성규 대표 사조직화' 의 결과라는 지적이 끊이지 않고 있다.

      유암코는 지난 2014년 제지업체 세하를 인수한 바 있다. ‘유암코워크아웃제일차기업재무안정’ 사모펀드(PEF)를 통해 사들인 채권을 출자전환하고 추가 증자도 진행됐다. 세하는 유암코의 투자를 받아 협약채권을 모두 변제하고 2015년 채권금융기관 관리절차(워크아웃)에서도 졸업했다.

      유암코는 세하의 최대주주에 오르자 곧바로 임시주주총회를 거쳐 권육상 전 KB자산운용 부사장을 대표이사로 선임했다. 내년 12월 12일까지 3년 임기다.

      권육상 대표 또한 제지업계와는 거의 무관한 KB출신 '순수 은행맨'이어서 논란이 이어진다. 그는 2001년 KB 국민은행 대치역지점장, 2002년 카드마케팅팀장, 2003년 카드영업팀장, 2004년 NPL관리팀장, 그리고 2006년 투자금융본부장에서 2008년 KB자산운용 부사장 정도다.

      이성규 사장이 2002년 국민은행 부행장(워크아웃본부)에 오른 후 2006년 1월 임기만료로 퇴임할 때까지 영업지원부문을 이끌었는데 이 때 2002년 신설된 영업지원부문은 NPL관리팀 등 업무지원 조직을 총괄했다. 이 무렵 이성규 사장과 권육상 대표가 인연을 쌓은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사장 인사가 진행중인 넥스콘테크놀로지 역시 마찬가지. 이성규 사장 인맥으로, 업계와 무관한 순수 KB출신 허세녕 전 KB데이터시스템 대표가 CEO 후보로 올라와 있다. 유암코는 허세녕 전 대표를 넥스콘의 새로운 사장으로 인선하는 작업을 강행할 것으로 알려졌다.

      유암코가 임원 인사에서 잡음이 인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최근에는 자체 자체 감사 선임 과정에서도 '낙하산 인사' 논란이 일었다.

      금융위원회는 전임자의 임기 만료로 공석이던 유암코 감사 자리에 금융위원회 1급 직원을 내정했으나 공직자윤리위원회가 취업불승인 결정을 내렸다. 이에 불복해 진행된 재심에서도 결론은 달라지지 않았다.

      결국 해당 인사는 대신 국무총리실로 자리를 옮겼고, 국무총리실의 김희락 전 정무실장이 유암코의 새 감사로 정해졌다. 감사 선임은 주주총회의 승인을 거쳐야 하는데 유암코 주주은행들은 별다른 이의를 제기하지 않고 감사 선임안에 동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감사는 유암코 대표이사에 준하는 대우를 받는다.

      유암코 사정에 밝은 한 업계 관계자는 “유암코 매각을 추진하다 번복했던 금융당국이 유암코 감사를 선임하려다 실패하는 우스운 모양이 됐다”며 “이 여파로 국무총리실까지 낀 연쇄 인사이동이 이뤄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 같은 인사정책은 결국 유암코의 정체성 문제와 귀결된다는 평가다. 시중은행들을 주주로 두고 있어 '이해상충' 가능성이 큰 NPL투자회사이면서도 구조조정 부문까지 나서고 있다. 공공성이 담보된 성격임에도 불구, 이성규 대표 인맥이나 주주은행 임원들의 '노후보장 회사' 로 전락했다는 평가도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