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진해운 채권단 결정에 반색한 무디스
입력 2016.09.05 17:05|수정 2016.09.05 17:05
    “신규지원 불가 결정, 채권은행 신용도에 긍정적”
    공급과잉 겪어 온 나머지 해운사에도 '약간' 긍정적
    • 국제 신용평가사 무디스가 한진해운에 대한 채권단의 결정에 반색했다. 한진해운이 밝힌 자구계획안이 불충분했고, 법정관리로 인해 은행권의 손실이 지금 이상으로 확대될 가능성이 제한됐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공급과잉을 겪어 온 나머지 해운사들에도 약간의 긍정적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무디스는 5일 채권단이 한진해운이 제시한 자구안을 수용하지 않고 신규지원 불가 결정을 내린 것에 대해 “한진해운과 관련된 은행권의 손실이 현재의 채권액 이상으로 확대될 가능성이 제한됐다는 점에서 채권은행의 신용도에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국내 최대 컨테이너 해운사인 한진해운이 채권단의 발표가 있은 다음 날 법정관리를 신청했고, 이에 따라 회사의 존속 가능성에 대한 의구심이 제기된다고 보고 있다. 한진해운은 만기도래하는 차입금 상환, 체불 용선료 지급 및 운영자금을 충당하기 위해 최소 1조원의 자금을 조달해야 한다. 회사가 제출한 자구계획에는 자산 매각 및 대한항공의 지원을 통해 5000억원을 조달한다는 계획만 포함돼 있다.

      무디스는 “채권단이 자구계획을 수용했더라면 한진해운의 구조조정이 성공할 것이고 회사가 차입금을 상환할 수 있다는 보장이 없는 상황에서 은행들의 익스포져가 확대됐을 것”이라며 “자구계획이 실패로 돌아간다면 채권은행들의 손실이 현재 감당 가능하다고 생각되는 수준 이상으로 확대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무디스는 한진해운이 법정관리 수순을 밟게 되면 은행들의 추가 손실은 발생하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진해운에 대한 채권은행의 채권은 약 1조원으로 채권은행의 위험가중자산 대비 11bp(1bp=0.01%포인트)에 해당하는 수준이다. 수출입은행, 산업은행, 농협은행이 차지하는 비중이 약 77%에 달한다. 이들 은행은 한진해운 여신을 ‘고정’, ‘회수의문’, 또는 ‘추정손실’ 여신으로 분류하고 있고 6월30일 기준 대손충당금은 채권액의 약 80%수준이다.

      무디스는 추가적으로 발생할 수 있는 총 1470억원의 손실은 담보 부동산으로 커버할 것이며, 손실이 발생하면 국책은행의 보통주자본비율(Common Equity Tier 1)이 약 3bp 하락할 것으로 추정했다. 한진해운의 법정관리가 이들 은행의 수익성 및 자본비율에 미치는 추가적인 영향은 크지 않을 것이란 예상이다.

      시중은행인 국민은행(A1/A1 안정적, baa1), KEB하나은행(A1/A1 부정적, baa1), 우리은행(A2/A2 부정적, baa3), 부산은행(A2/A2 부정적, baa1)도 한진해운의 법정관리에 따른 자본비율의 영향이 크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채권단 중 시중은행은 총 채권액의 약 75%에 해당하는 대손충당금을 적립하고 있다. 발생 가능한 추가 손실은 총 620억원으로 손실이 발생할 경우 예상되는 보통주자본비율 하락은 약 1bp이다.

      무디스는 한진해운의 청산이 해운업 전반에도 긍정적 효과가 있을 것임을 내비쳤다.

      무디스는 “한진해운은 사업영역이 현대상선 등 타 해운사들과 중복된다”며 “한진해운이 청산 수순을 밟게 된다면 해운산업의 공급과잉이 축소될 것이라는 점에서 나머지 해운사에는 약간의 긍정적인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