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수료 버팀목 ELS, 위축되면서 증권사 실적 타격 예상
입력 2016.09.28 07:00|수정 2016.09.28 07:00
    수수료 수익 일등공신…후속상품 마땅치 않아
    신영證 1년새 ELS 판매 수수료 39억원→12억원
    • 새 규제 도입으로 주가연계증권(ELS) 시장이 더 위축되면 증권사 실적도 큰 타격을 입을 전망이다. ELS가 '국민 재테크'로 각광받으며 최근 2~3년간 증권사 수수료 수익 증가의 일등공신 역할을 해온 까닭이다. 이를 대체할 후속 '히트상품'은 아직 마땅치 않다.

      한때 전체 발행 규모의 40%가량을 차지하던 홍콩H지수 기반 ELS에 대한 규제만으로도 국내 증권사의 수수료 수익은 눈에 띄게 줄어들었다. 올 상반기 국내 전체 증권사의 수수료 수익은 지난해 상반기 대비 2300억여원, 5.9% 줄었다.

      이는 수탁수수료 감소는 물론, ELS 발행 감소에 따른 상품판매수수료 감소의 영향이라는 분석이다. 지난해 상반기 매월 8조~9조원 규모로 발행되던 ELS는 올해 들어 월 3조~4조원으로 발행규모가 크게 줄었다.

    • ELS 판매수수료를 별도 공시하는 신영증권과 교보증권 사례를 보면 수수료 감소폭이 여실히 드러난다.

      신영증권의 경우 지난해 6월말 기준 39억8000만원의 ELS 판매수수료 수익을 올렸다. 올해 6월말 기준으로는 12억7800만원으로 뚝 떨어졌다. 교보증권은 같은 기간 6억3400만원이었던 수익이 3억8400만원으로 줄었다.

      증권사 관계자는 "ELS 판매수수료는 물론, 상품판매수수료를 별도공시하는 증권사는 거의 없지만 상황은 대부분 비슷할 것"이라며 "지난해까지 증권사 실적을 뒷받침해온 채권평가·거래이익과 수수료 수익이 둘 다 흔들리고 있다"고 말했다.

      여기에 금융당국이 검토 중인 ▲ELS 자산의 신탁계정 편입 ▲ELS 발행총량규제가 도입되면 증권사의 수수료 수익은 더욱 줄어들 전망이다. ELS 자산을 신탁계정에 편입하면 회계 투명성은 높아지지만 비용이 늘고 적극적 투자가 어려워 수익률이 떨어진다. 발행총량규제는 직접적으로 ELS 발행 규모 자체를 줄인다.

      국내 증권사의 연간 ELS 판매수수료 규모는 수천억원대로 추산된다. 지난해 기준 국내 증권사 상품판매수수료 규모가 4500억여원이었는데, 이중 ELS 판매수수료가 상당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ELS 발행 규모가 지금보다 더 축소되면 상품판매수수료 규모 역시 크게 줄어들 수밖에 없는 구조다.

      한 증권 담당 연구원은 "ELS의 경우 운용손실을 판매수수료로 메꾸는 증권사가 있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판매·운용 손익이 투명하게 공개되지 않는 측면이 있다"며 "ELS 외엔 크게 주목받는 상품이 없다시피한 상황에서 ELS 발행 축소는 수수료 감소로 직결될 것"이라고 말했다.

      수수료는 줄어들겠지만 증권사 전체적으로는 파생상품관련 변동성이 줄어들며 실적 안정성은 나아질 것이라는 의견도 나온다.

      지난 2분기 국내 증권사들은 ELS 및 DLS 등 파생결합상품 매매 과정에서 1281억원의 손실을 냈다. 자체헤지 능력이 부족한 상태에서 ELS 발행을 늘리며 리스크 관리에 실패한 결과다. 이를 감안하면 ELS 감소가 증권사 실적에 악영향만을 주진 않는다는 것이다.

      다만 이는 ELS 관련 리스크가 현실화한 상황에서 '손실 최소화'에 초점이 맞춰져 있는 주장이라는 지적이다. ELS 이후 인기를 끄는 상품이 마땅치 않은 상황에서 증권사의 영업이 위축될 수밖에 없는 게 사실인 까닭이다.

      금융감독원은 현재 ELS 건전화 방안을 두고 막바지 검토 작업을 진행 중이다 이르면 내달 초 새 규제의 틀이 발표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