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 연내 대규모 자금조달 순탄할까
입력 2016.10.14 07:00|수정 2016.10.14 07:00
    이달 공·사모회사채 2000억원 발행
    보류했던 3억달러 해외 영구채 발행 재타진
    한진해운 여파 지속·국내 자금조달 '난항'
    "해외 대규모 자금조달 여의치 않을 전망"
    • 대한항공의 국내외 자금조달 움직임이 분주하다. 항공기 투자에 따른 차입금 부담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한진해운 지원분에 대한 손실처리를 상쇄하려는 목적이 크다.

      시장은 대한항공의 연내 대규모 자금조달이 녹록지 않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한진해운 사태가 매듭지어지지 않은데다 대한항공의 자금조달 불확실성을 둘러싼 주식·회사채 투자자들의 궁금증이 커지고 있어서다.

      대한항공은 이달에만 국내 회사채 시장에서 2000억원어치의 자금을 조달한다. 500억원 규모의 사모채 발행을 완료했고, 1500억원 규모의 공모채도 발행할 예정이다. 국내서 조달한 자금들은 내달 만기도래하는 사모채 차환자금과 운영자금으로 쓰인다.

      이와 별개로 보류했던 해외 영구채 발행도 다시 추진한다. 대한항공은 지난달 아시아·유럽 투자자들을 대상으로 30년 만기 3억달러 규모의 공모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하려 했다. 하지만 해외투자자들이 한진해운 사태가 대한항공에 미치는 여파를 고려해 회사가 요구한 수준(7% 내외)보다 더 높은 금리를 원하면서 발행이 보류됐다.

      대한항공은 예상보다 이른 시점에 영구채 발행 재추진에 나섰다. 시장은 한진해운 사태가 수습되는 올해 이후에나 대한항공의 영구채 발행이 재타진될 것으로 내다봤다. 대한항공이 연말을 앞두고 재무구조 개선을 위한 자본확충이 시급해지면서 발행이 무산된지 10여일 만에 재타진을 결정한 것으로 풀이된다.

      회사의 영구채 발행 의지는 높지만 시장의 열기는 이에 못 미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한진해운과의 연결고리를 완전히 차단하지 못한데 대한 우려의 분위기가 한 달여 만에 변화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밝혔다.

      대한항공의 국내외 자금조달 상황에 대한 투자자들의 궁금증이 커지고 있는 점도 연말 자금조달을 어렵게 할 요인이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일부 해외 주식 투자자들도 대한항공의 차환발행이 수월하지 않은 점을 예의주시하고 있다"라며 "실적개선을 통해 이자비용 부담을 완화하는 추이는 지켜보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영구채 발행에 성공하더라도 조달비용이 부담이 될 전망이다. 이번 영구채는 대한항공의 자체 신용도를 기반으로 발행이 추진되고 있다. 때문에 최종 금리가 지난해 수출입은행 보증으로 발행된 영구채의 최종금리(2.51%)보다 대폭 높은 7% 안팎으로 거론되고 있다.

      영구채는 통상 자본으로 인정되지만 발행사가 높은 비용을 감수해야 한다. 대한항공은 2011~2015년 동안 연간 평균 이자비용이 4400억원에 달했다. 대규모 항공기 투자에 따른 금융리스 증가로 이자부담이 이어지고 있다.

      대한항공은 "해외 영구채 발행 재추진에 나선 상황"이라며 "금리 수준을 다시 고려할 예정"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