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 '보험다모아'와 제휴 추진…손보사 벌써부터 '네이버 횡포' 우려
입력 2016.10.19 07:00|수정 2016.10.19 07:51
    네이버, 보험다모아 제휴 실무 협의 중
    네이버페이 활용 가능성에 금융권 주목
    금융 전 영역에서 온라인 통해 상품비교·판매 가능여부 관심
    손보사, 자동차보험 시장에서 네이버 영향력 경계
    • 네이버가 온라인 보험 비교사이트인 '보험다모아'와의 제휴를 통해 금융시장 진출에 나선다. 구체적인 청사진은 안 나왔지만 포털에서의 막강한 영향력을 활용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이미 온라인 쇼핑 시장에 강자로 등극한 상황이라 금융 상품판매 시장에도 일대 ‘지각변동’이 일어날 수 있다는 관측이다. 손해보험사들은 상품간 차별성이 떨어지는 자동차보험 시장에서 '네이버 횡포'를 벌써부터 걱정하고 있다.

      네이버는 현재 보험가격 비교 서비스인 보험다모아와 제휴를 준비, 이를 네이버에 연동하겠다는 계획이다. 양사는 실무적인 부분에서 협의를 계속해 나가고 있다. 네이버 관계자는 “생·손보협회와 서버연결 등 실무적인 부분에서 논의를 계속해 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금융업계는 네이버가 현재 보험다모아가 제공하는 상품비교 이상의 기능을 제공할지 관심 깊게 보고 있다. 지금까지 네이버는 보험다모아의 상품비교 서비스를 네이버 화면에서 가능하도록 하는 수준에서 제휴에 나선다는 입장이지만, 그 이상의 서비스도 가능하다는 분석이다.

      당장 네이버페이의 활용 가능성이 언급된다.

      네이버는 이미 네이버페이를 통해 온라인으로 보험상품을 구매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메리츠화재 다이렉트, 교보라이프플래닛, KB매직카 다이렉트, 롯데 하우머치 다이렉트, 한화 다이렉트 등과 제휴가 맺어져 있다.

    • 이런 서비스가 보험다모아와 제휴를 통해서도 가능할 것으로 점쳐진다. 보험상품 가격비교가 가능해지고, 이를 네이버페이를 통해 결제한다면 말 그대로 온라인대리점(General Agency, GA)으로 거듭날 수 있다. 현재 보험다모아 사이트에선 상품 비교만 가능하고, 보험상품 구매는 해당 회사의 홈페이지를 통해서 해야 한다.

      이미 시장에선 이런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있다.

      미래에셋생명은 모바일 보험대리점(GA)을 출시하려고 했으나 보험사들의 관심 부족으로 사업진행에 차질을 빚고 있다. 가장 큰 이유는 경쟁력 부족이 거론된다. 보험다모아가 있는 상황에서 대형사들은 굳이 다른 온라인GA와 제휴를 맺을 필요성이 떨어진다고 판단하고 있다. 여기에 네이버페이를 통해 상품구매까지 가능해진다면 더욱더 이들과 제휴에 나설 이유가 없다.

      다른 금융상품으로도 영역확장을 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제도적 이슈만 해결한다면 비단 보험상품뿐 아니라 은행, 증권의 금융상품도 비교 서비스를 통해 온라인 판매채널을 구축할 수 있다.

      이미 금융상품을 제외한 온라인쇼핑 시장에서 네이버는 강자로 등극했다. 올해 2분기 기준 2400만명이 네이버의 모바일 포털앱을 사용하고 이들의 40%가 쇼핑과 관련되는 검색을 하고 있다. 네이버페이 결제액도 꾸주히 늘어 올해 6월 네이버페이 거래액은 3000억원 규모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1% 늘었다.

      네이버 수익에 쇼핑 기여도도 늘었다. 지난해 상반기 540억원 수준이던 쇼핑 관련 매출액이 올해 상반기 52% 증가하며 820억원을 기록했다. 금융상품 비교판매가 이뤄진다면 광고 효과 등 네이버 매출 신장이 기대된다.

      한 온라인 쇼핑업체 관계자는 “네이버가 온라인 쇼핑몰과 제휴를 처음 맺을 때는 가격비교 서비스만 제공했지만, 이제는 상품 판매자와 직접 제휴해 상품을 제공하면서 온라인 쇼핑 시장을 장악해가고 있다”라며 “금융상품도 충분히 이런 전략을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손해보험사들은 벌써부터 네이버의 '막강한 영향력'과 그에 따른 여파를 우려하고 있다. 의무보험인 자동차보험의 경우 보험사마다 차별화가 힘들다. ▲가격비교 기준 ▲네이버 화면 노출 방식 ▲제휴 여부에 따라 상품판매 규모가 달라질 수 밖에 없다. 그만큼 네이버의 눈치를 봐야한다는 설명이다.

      한 손보사 관계자는 "오프라인에선 보험사들이 자체 설계사 조직을 가지고 GA들과 경쟁할 수 있다"며 "하지만 온라인 시장에 네이버가 뛰어든다면 보험사들은 포털과 경쟁할 수단이 사실상 전무해 벌써부터 네이버의 영향력을 걱정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