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본확충 이후에도 RBC비율 150% 수준에 그칠 전망
그룹 사정 상 증자 택하기 힘들어
RBC비율 관리 여전한 '숙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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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손해보험이 자본확충을 계획하고 있다. 지급여력(RBC)비율을 높이기 위함이다. 하지만 이번에 자본확충이 이뤄지더라도 앞으로 쓸 수 있는 카드가 얼마 남지 않아 RBC비율은 계속해서 롯데손보의 발목을 잡을 전망이다.
16일 롯데손보는 4분기 후순위채 또는 신종자본증권 발행을 놓고 저울질 하고 있다. 발행규모는 아직까지 정해지지 않았으며, 조만간 금융감독원과 협의릍 통해 확정한다는 방침이다.
롯데손보는 지난해 1500억원 증자 이후 자산포트폴리오 조정, 보험수익 개선 등 자구노력을 통해 RBC비율을 올리려고 했다. 그 결과 지난해 말 144%였던 RBC비율이 155%로 개선됐다. 하지만 또다시 RBC비율이 8월말 기준 140% 중반 수준으로 하락하자 자본확충 방안 검토에 들어갔다. 연말에는 건전성 규제 강화로 추가적인 RBC비율 하락이 점쳐지고 있다.
롯데손보 관계자는 "후순위채는 만기 시점에 자본인정비율 감소하고, 신종자본증권은 발행비용이 커 어떤 방향으로 자본 확충할지 결정하지 못했다 ”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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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이들 방법을 통해 자본확충에 나서더라도 금융감독원 권고수준인 150% 수준의 RBC비율이 이어질 전망이다. 롯데손보가 발행할 수 있는 후순위채, 신종자본증권은 1400억원 수준에 불과해 이를 다 채워 발행하더라도 큰 폭의 RBC비율 개선은 힘들다. 궁극적으로 RBC비율을 끌어 올리기 위해선 증자 말고는 마땅한 해결책이 없다.
문제는 증자마저도 선택하기가 힘들다는 점이다. 지난해까지만 하더라도 대주주인 호텔롯데를 비롯해 롯데그룹은 롯데손보 유상증자에 참여했다. 하지만 올해엔 사정이 다르다. 롯데 비자금 수사로 사실상 컨트롤타워가 마비되면서 증자를 고민할 여력이 없다.
한 롯데그룹 관계자는 “현재 그룹의 상황 상 계열사 지원에 나서기 힘든 여건이다”라며 “사실상 그룹의 컨트롤타워 기능이 마비됐다”고 말했다.
호텔롯데를 정점으로 하는 지배구조 개편도 증자에 걸림돌이다. 호텔롯데가 지주회사가 될 경우 공정거래법상 롯데손보를 비롯한 금융사의 주주가 바뀌어야 한다. 이런 상황에 호텔롯데가 롯데손보 증자에 참여하기 힘들 것이란 관측이다.
롯데손보는 실적 개선으로 RBC비율 개선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올해 상반기 순이익이 250억원을 기록하며 전년동기 대비 3배 가량 증가했다. 하지만 내년 보험업계 전반적으로 성장성이 둔화되는 전망이 나오는 상황에서 얼마나 실적상승을 통해 RBC비율을 개선할지는 미지수다.
한 보험업계 관계자는 “보험업계 전반적인 상황을 감안할 때 자구노력에는 한계가 있어 보인다”라며 “그룹의 지원도 기대하기 힘든 상황이라 앞으로 RBC비율은 계속해서 롯데손보의 발목을 잡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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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2016년 10월 16일 09:00 게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