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내면세점 입찰 3R 시작…탈락 기업 초관심
입력 2016.10.20 07:00|수정 2016.10.20 09:19
    롯데면세점·SK네트웍스, 재수성 실패시 사업·재무 '후폭풍' 클 듯
    • 서울 시내면세점 3차 입찰전이 이달 막을 올렸다. 대기업 부문에서 세 장의 티켓을 두고 다섯 곳의 후보가 참여한 가운데 올 연말 누가 승자가 될것이냐가 당장의 관심사다.

      하지만 속내를 들여다보면 "떨어지는 곳이 어디냐"에 따라 각각 받을 충격파가 만만치 않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번 경쟁에서 후보자들은 면세점 시장 포화 우려에도 불구, 또다시 출사표를 던졌다.

      과잉경쟁이라는 지적에도 방한하는 중국인 관광객 수가 추가로 많아질 수 있다는 예상이 첫째 이유다. 올해 중국인 관광객 수는 지난해보다 25% 가량 증가한 800만명 유치를 목표로 하고 있다. 중국이 자국 내에 시내면세점을 짓고 있지만 한국 시내면세점을 찾는 중국인 수에 직접적인 영향을 끼치진 않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게다가 올 하반기 입찰전이 사실상 마지막으로 시내면세점 운영권을 거머쥐는 기회라는 점도 후보자들의 참여를 독려했다.

    • 후보들 가운데 지난해 사업운영권을 상실한 기존 사업자들의 재수성이 일단 가장 절실하다.

      '워커힐 면세점'의 부활을 노리는 SK네트웍스는 최신원 회장의 직접적인 진두지휘하에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 SK네트웍스가 패션사업부를 매각하기로 함에 따라 면세사업의 중요도는 더욱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이번 입찰 결과가 부정적일 경우 그에 따른 파장도 후보자 중 가장 클 가능성이 거론된다.

      면세업계 관계자는 "SK네트웍스가 워커힐 면세점을 되찾지 못한다면 25년간 보유했던 영업·인력망을 모두 잃게 된다"라며 "워커힐점이 지리적으로 도심에서 떨어져 있다는 약점을 다른 요소들이 어떻게 상쇄할지가 입찰전의 관건"이라고 밝혔다.

      롯데면세점의 경우에도 월드타워점 작년 매출이 6000억원에 달해 재수성 실패 시 수천억원의 매출 증발을 피할 수 없게 된다.

      신세계와 현대백화점은 이번 면세점 입찰에서 유통 대기업의 확장경쟁으로 부딪치고 있다. 신세계백화점의 면세법인인 신세계DF는 올해 신세계백화점 명동점에 면세점을 개장한 이후 강남점에 두 번째 면세점을 노리고 있다. 현대백화점은 지난해의 패배를 뒤로하고 무역센터점을 후보지로 내세워 두 번째 도전에 나선다.

      사업운영 면에서는 신세계가 현대백화점보다 높은 점수를 받고 있다. 신세계백화점 첫 시내면세점이 비록 영업적자를 내고 있지만 하루 평균 매출이 상승세를 타고 있다. 이마트 계열인 신세계조선호텔도 부산 파라다이스호텔 면세점을 인수하는 등 사업운영 노하우를 갖고 있다.

      반면 자본력 측면에서는 현대백화점이 우위에 있다. 현대백화점은 연간 4000억원대의 안정적인 영업현금흐름(연결기준)을 보이고 있다. 신세계·이마트의 합산 영업현금흐름은 지난해 현대백화점의 3배 규모인 1조2000억원대를 나타냈지만, 이는 과도한 차입금 때문에 빛을 바래고 있다.

      지난해 입찰전을 미뤄보았을 때 올 하반기 입찰전 역시 막판에 승자가 뒤바뀔 가능성이 있다. 지난해 특허권을 얻은 한화갤러리아·두산 등은 시장의 예측을 뒤엎고 사업운영권을 획득한 곳들이다.

      업계 관계자는 "관세청이 공개한 평가 기준표를 적용해보면 롯데면세점·SK네트웍스가 각각 잠실 월드타워점과 워커힐 면세점을 재수성하는 구도가 그려진다"라며 "막판 외부변수에 따라 나머지 업체(신세계DF·현대백화점·HDC신라)들이 가져가는 티켓수가 늘어날 가능성도 공존한다"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