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일하게 이익 증가 NH證, 거래소 지분 매각 덕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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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계 증권사들의 3분기 수익 규모가 일제히 급감했다. 증시 일평균거래규모와 채권평가이익이 줄어든 탓이다. 이는 주요 금융지주사들의 은행 의존도가 더욱 커지는 결과로 이어졌다.
신한금융투자가 가장 순익이 많이 줄어든 은행계 증권사로 나타났다. 신한금융투자는 올 3분기 누적 기준 858억여원의 순이익을 올렸는데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55.8% 줄어든 규모다.
하나금융투자도 절반 가까이 줄었다. 579억여원의 순이익을 기록하며 지난해 같은 기간 1106억여원 대비 47.6%나 감소했다.
KB투자증권이 그나마 선방, KB투자증권은 올해 3분기까지 401억여원의 순이익을 냈다.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15.8% 줄어든 규모다. 다만 연말 합병을 앞둔 현대증권의 지난 상반기 순이익이 192억여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1262억여원) 대비 1000억여원 줄었기 때문에, 합병 후 연말 합산 순이익은 그리 높지 않을 전망이다.
주요 은행계 증권사 중 3분기 순이익이 유일하게 늘어날 것으로 전망되는 곳은 NH투자증권 뿐이다. 아직 공식 실적 발표는 나오지 않았지만, 3분기 분기순이익이 지난해 대비 20% 안팎 성장한 800억원 수준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3분기 누적으로는 순이익 규모가 2000억원을 넘어서게 된다.
다만 이 또한 보유하고 있던 한국거래소 지분 매각에 따른 일회성 이익에 힘입은 것이다. NH투자증권은 지난달 7일 한국증권금융에 거래소 지분 2%를 약 520억여원에 매각했다. 매각차익은 400억원 안팎으로 추정된다. 이런 일회성 이익을 제외하면 NH투자증권은 3분기까지 약 1720억여원의 순이익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2137억여원) 대비 19.5% 줄어든 규모다.
증권 부문의 실적 부진으로 인해 3분기 말 기준 은행금융지주들의 은행 의존도는 지난해 대비 커졌다. 신한금융지주의 경우 지난해 말 기준 58%였던 은행 순이익 비중이 65%로 7%포인트 높아졌다. 8%였던 증권 부문 비중은 4%로 줄었다. 하나금융지주 역시 20%였던 비은행 부문 비중이 16%로 급감했다.
KB금융지주 역시 은행 부문 순이익 비중이 67%에서 72%로 높아졌다. 증권과 더불어 카드 부문의 부진이 원인으로 꼽힌다.
은행계 증권사의 실적이 부진한 배경으로는 우선 증시 침체가 꼽힌다. 박스권 장세가 계속되며 국내 증시의 3분기 일평균거래대금은 8조1000억원으로 2분기 대비 6.1%, 지난해 3분기 대비 15%나 줄었다. 위탁수수료 수입이 감소하며 리테일(소매) 부문 수익이 크게 감소했다.
여기에 시중 금리가 하락세를 멈추고 반등하며 채권평가이익도 줄었다. 자기매매이익도 신통치 않았다. 신한금융투자는 자기매매수익이 3분기 누적 기준 385억여원으로 지난해 2701억원 대비 85% 줄었다. 하나금융투자는 718억원의 매매평가 손실을 냈다.
한 증권사 연구원은 "그간 증권사 실적을 받쳐왔던 거래대금 증가와 채권평가이익이 크게 줄어들며 당분간 뚜렷한 이익 증가 요인은 없다"며 "인수합병(M&A)을 통한 구조재편과 규제 완화 등이 어떤 영향을 미칠지 추이를 지켜볼 필요성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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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2016년 10월 24일 15:16 게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