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부건설공업, 모회사는 배당으로 100억 챙겨도...매각가는 그대로?
입력 2016.10.26 07:00|수정 2016.10.26 10:15
    [Weekly Invest] 삼부토건 100억원 중간배당…최저입찰가는 그대로
    "건설·파일 경기 꺽인다" 전망에도…높은 몸값 유지
    • 삼부건설공업이 올 들어 3번째 매각에 나서고 있다. 지난 두 차례 매각에서 최저입찰가(MRP)를 넘지 못한 인수후보자들이 이번에도 대거 참여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변하지 않은 시장 상황과 더불어 최근 모회사가 100억원가량의 배당을 챙겨갔음에도 불구, 최저입찰가는 그대로 유지되고 있다. 이러다보니 원매자들의 부담이 늘어나면서 인수후보자들의 반발도 적지 않게 제기된다.

      이번 매각의 최저입찰가는 750억원 수준으로 전해진다. 삼부토건이 지난 4월 최초 매각을 시도할 당시 최저입찰가는 800억원선이었으나 이 가격을 맞춘 인수후보자들을 찾지 못했다. 결국 2차매각에서 50억원 낮춘 750억원을 최저입찰가로 정한 것으로 알려졌으나 이 또한 인수후보자들은 지나치게 높다고 판단했다. 법원은 결국 삼부토건과 패키지 매각을 시도했으나 한차례 실패하고 다시 분리 매각하기로 결정했다.

      세 번째 매각임에도 불구하고 법원의 최저입찰가는 750억원을 유지하고 있다.

      실제로 삼부건설공업의 입찰가격에 대한 논란은 끊임없이 제기돼 왔다. 당초 삼부토건은 회생계획안을 통해 삼부건설공업을 매각해 743억원 가량의 채무를 줄일 계획이었다. 회생계획안에 매각을 통한 채무감축계획이 명시돼 있는 탓에 매각성사를 위해 최저입찰가를 낮출 수만도 없을 것을 지적도 있다.

      하지만 이 와중에 최근 삼부건설공업의 지분 99%를 보유한 삼부토건이 100억원의 중간배당을 받아간 것으로 전해졌다. 이로 인해 입찰가에 대한 논란에 다시 불이 붙었다. 그렇다고 회사가 이익이 크게 난 것도 아니고, 작년 말 삼부건설공업은 영업이익 150억원, 당기순손실 13억원을 기록했다.

      인수를 검토했던 업체 한 관계자는 "투자안내서에 10월 모회사 삼부토건이 삼부건설공업으로부터 약 100억원의 중간배당을 받아갔다고 명시돼 있다"며 "1·2차 매각 당시 보다 회사의 보유현금이 100억이상 줄었는데도 입찰가격은 그대로인 것이 이해가 가지 않는다"고 말했다.

      다른 재무적투자자(FI) 또한 "삼부건설공업 인수를 검토하는 과정에서 지난 1·2차 매각 당시와 시장상황 및 회사여건이 변한 것이 하나도 없는 상황이다"며 "무조건 최저입찰가를 낮출 수는 없겠지만 법원과 매각주관사가 바라보는 회사가치가 시장상황과 괴리가 있는 탓에 이번 입찰에는 참여하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콘크리트 파일시장은 건설경기 호황에 힘입어 최대 호황기를 맞았다. 국내 수요 의존도가 높은 파일산업은 국내 건설경기 및 주택 분양 시장 상황에 맞물려 움직이고 있다. 2012년 영·호남 지역의 분양 호조와 플랜트 수요가 증가했고, 세종시 개발 등으로 수요가 큰 폭으로 늘었다.

      이 같은 호조가 올해부턴 꺾일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대한건설협회 측은 "주택 인허가 비율이 지난해에 비해 크게 감소해 공동주택 분양물량이 감소, 민간주택 수주감소, 지방 신규주택 공급여건 악화 등으로 국내 건설 수주가 저조할 것으로 판단된다"며 "파일업체들의 실적이 2016년에는 다소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고 밝힌 바 있다.

      불확실한 시장상황은 업계 4위인 삼부건설공업을 인수해 시장장악력을 높일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동종업체들이 M&A에 뛰어들지 않는 원인이 됐다. 업계 수 위권인 한 파일업체 관계자는 "건설경기에 대한 전망이 불확실한 상황에서 인수를 통한 무리한 확장을 자제해야 한다"며 "삼부건설공업 인수 전에 참여하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최근 파일시장에선 구조물이 대형화함에 따라 지름이 700mm에서 1000mm인 대구경 콘크리트파일의 수요가 늘어나는 추세다. 대구경 제품의 생산능력 및 판매처 확보가 파일 제조업체들의 경쟁력을 좌우하는 변수로 동종업체인 대림씨엔에스·동양파일·아주산업 등은 대구경 파일의 생산 및 증설에 나서고 있다.

      반면 삼부건설공업은 현재 대구경 파일을 생산하지 못하는 상태다. 대구경 파일 생산을 위해선 공장(경기도 남양주시 와부읍) 증설이 필요하지만, 개발제한구역내에 공장이 위치해 있어 증설이 여의치 않은 상황이다. 일부 인수후보자들은 이 같은 상황이 해결 되는 것이 매각의 선결조건으로 내다보고 있지만 현재까지 뚜렷한 대책은 없는 상황이다.

      지난 19일 치러진 삼부건설공업 예비입찰에는 총 9곳의 인수후보자들이 의향서를 제출했다. 본입찰은 내달 10일로 계획돼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