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 또 다시 유증설 ‘솔솔’....스마트폰 사업 탈출 필요
입력 2016.11.04 07:00|수정 2016.11.04 07:00
    2011년 스마트폰 사업 위해 1조 증자 단행
    5년이 흐른 지금 스마트폰 사업 여전히 적자사업
    시장에선 구글이 참여하는 유증 거론될 정도로 신뢰 잃어
    • 자금조달 문이 좁아진 LG전자의 증자 필요성과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 지난 2011년 대규모 증자로 스마트폰 사업에 진출한 사례처럼 이를 통해 '탈출구'를 모색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물론 아직까지 LG전자는 "현재로서는 유상증자를 고려하지 않고 있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시장에서는 가능성보다 유증 불가피성에 대해 우려하고 있는 양상이다.

      내용도 이전과 다르다. 당시엔 스마트폰 사업진출이 목적이었다면 이제는 스마트폰 사업을 접기 위한 방편이 될 것이란 관측이다. 그만큼 LG전자 스마트폰 사업은 벼랑 끝에 몰려있다.

      LG전자는 지난 2011년에도 1조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실시했다. 애플과 삼성전자에 뒤진 스마트폰 경쟁력 강화를 위해 극약처방이었다. 증자를 결정할 당시 LG전자는 3200억원의 당기순손실에 현금흐름도 마이너스 상태였다.

      투자금액을 살펴보면 MC사업부 시설투자에 1400억원, R&D개발에만 4600억원이 투입됐다. 전체(유상증자 외 투자금액 포함)의 52%가 투입됐다. 사실상 MC사업부 경쟁력 강화를 위한 증자 조치였다.

    • LG전자는 대규모 자금을 투입해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을 1~2년 내 선두권으로 끌어올리겠다는 계획이었다. 2009년까지만 하더라도 LG전자의 세계 휴대폰 시장 점유율은 10%내외로 노키아와 삼성전자에 이어 세계 3위권이었다. 하지만 LG전자는 이후 글로벌 스마트폰 트랜드에 뒤쳐지며 2011년 2분기 기준 세계 시장점유율 5.6%로 세계 6위까지 떨어졌다. 당시 MC사업부는 6분기 연속 적자 상태였다.

      대규모 증자에 대한 기대감은 컸다. 시중자금 4조원이 몰리며 청약 경쟁률은 178.7대 1에 달했다. 대규모 투자를 통해 스마트폰 경쟁력을 갖출 것이란 시장의 기대감이 반영된 결과였다.

      5년이 지난 현재, 결과는 참담하다. 유증 이후 ‘옵티머스G’, ‘옵티머스 G프로’에 이어 야심작 ‘G2'를 출시했지만 줄줄이 흥행에 실패했다. 매출 증가를 위해 마케팅 비용을 대폭 늘린 결과가 독(毒)이 되어 돌아왔다. 적자 행진이 이어졌다.

      올해 3분기에도 MC사업부는 시장예상치를 넘는 4300억원 규모의 영업적자를 기록했다. 2014년 말 ‘초콜릿폰’ 신화를 만들었던 조준호 사장까지 구원투수로 다시 불러들였지만 ‘G5’마저 판매가 저조하며 4분기 전망도 밝지 않은 상태다.

      갤럭시 노트7의 배터리 파문 이후 반사이익 또한 얻지 못하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애틀러스리서치에 따르면 10월 2주차 주간 국내 스마트폰 판매순위에서 새롭게 출시한 V20은 10위(9000대 판매)에 불과하다. 아이폰7이 출시됨에 따라 추가적인 순위 하락은 불가피 할 것으로 보인다.

      한 IT업계 관계자는 “오죽하면 삼성전자에서 갤럭시노트7 효과를 아이폰 보다 국내 업체인 LG전자가 봤으면 한다는 말이 나올 정도다”라고 말했다.

      MC사업부의 부진은 주가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쳤다. 생활가전과 TV부문이 선방하며 8%의 영업이익률을 기록하고 있지만, 주가는 2011년 증자 당시 공모가인 5만1600원에도 못 미치고 있다. 최근에는 은행을 비롯해 기관투자자들이 장기로 자금을 빌려주는 데 난색을 표하고 있다. 경쟁력에 대한 불신이 작용한 결과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증권가를 중심으로 또다시 LG전자 유상증자 가능성이 언급되고 있는 것.

      하지만 분위기는 2011년과는 다르다. 이전과 같은 주주배정 증자 방식에 대해선 주주를 설득하기는 어려울 것이란 설명이다. MC사업부 적자가 시장 예상보다 심각한데다, 아직까지 신사업에서 이렇다 할 성과가 없기 때문이다.

      한 기관투자자는 "LG전자가 유상증자를 한 들 투자자를 모으기 힘들 것이다"라고 말했다.

      그나마 가장 희망적인 경우가 구글이 LG전자와 협력관계 구축을 위해 지분 취득에 나설 수 있다는 예상도 나온다. LG전자가 구글의 스마트폰 제조업체로 변화할 수 있다는 예상이다.

      어디까지나 가능성에 그치지만, 중요한 점은 시장에서 LG전자 스마트폰 사업부에 대한 기대감을 저버렸다는 대목이다. 국내외 연구원들은 현재로서 LG전자가 택할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은 자체 스마트폰 사업을 접는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이에 대해 LG전자는 "사업부 구조조정 등을 통해 스마트폰 사업을 지속하겠다"는 의사를 밝히고 있다. 하지만 투자자들은 여전히 회의적이다.

      한 외국계 증권사 연구원은 “LG전자와 관련한 최고 희소식은 MC사업부 매각이다”라며 “회사 측은 사업부 구조조정을 통해 경쟁력을 제고한다고는 하나 이제는 스마트폰 사업 지속여부를 고민해야 할 시기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