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적인 자산운용에 지장 줄 수 있단 지적 나와
비용절감 중심 조직운용에 인력이탈 가속화
근본적으로 한투운용 조직관리 '도마위' 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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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체 펀드를 운용·관리하는 CIO가 본인이 운용하는 펀드 수익률이 저조하면 밑에 펀드매니저들 한테 이래라 저래라 하기 힘들 거예요"(한 펀드매니저)
한국투자신탁운용의 주식운용을 맡고 있는 이영석 상무(CIO)이야기다. 이 상무는 종합자산운용사의 CIO로는 드물게 본인이 직접 펀드를 운용하지만, 성과가 업계뿐만 아니라 회사 평균 수익률에도 못 미치고 있다.
펀드매니저를 평가해야 하는 입장에서 본인 펀드 수익률이 저조하다 보니 어떻게 다른 펀드매니저를 평가할 수 있냐는 말들이 나온다. 한국운용의 조직관리 전반에 대한 우려로 이어지고 있다.
지난해 연말 한국운용은 주식형펀드 운용 쇄신에 나섰다. 4년간 CIO(주식운용총괄)를 맡은 김형일 전무를 대신해 이영석 상무가 새로이 CIO를 맡았다. 전체 운용사 가운데 20위권에 해당하는 운용수익률을 거두자 CIO교체란 카드를 꺼내 든 것이다.
‘소방수’가 투입된 이후 아직까지 성적은 신통치 않다. 지난해 연말 한국운용의 주식형 펀드 평균 수익률은 2%였지만 올해는 0.5% 수준으로 떨어졌다. 업계 전체적으로 주식평 펀드의 성과가 좋지 않은 점을 감안하더라도 평균 수준에 그치는 성과다.
이런 가운데 본인이 운용하는 펀드마저 수익률이 도마 위에 오르고 있다. 이 상무의 대표 펀드인 한국마이스터증권투자신탁은 연초 이후 -8% 수익률을 기록하고 있는데다 한국투자연금저축마이스터증권투자신탁, 한국투자장기주택마련증권투자신탁 등 운용하는 펀드 모두 -8% 수준에 수익률을 기록 중이다. 주식형 펀드 전체 평균 수익률(0.18%)에도 못 미치는 성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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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IO가 운용하는 펀드의 성적이 신통치 않다 보니 일단 '체면'이 서지 않는다는 언급이 나온다. 동시에 이런 상황에서 CIO가 어떻게 다른 펀드매니저를 평가 할 수 있냐는 지적이 나온다. 펀드운용 방향을 결정하는 데에도 한계가 있을 수 밖에 없단 설명이다. 마찬가지로 본인 펀드도 성과가 안 나오는 데 전체적인 운용방향을 설정하고 이를 다른 펀드매니저들에게 설명하는 것이 쉽지 않을 것이란 지적이다.
일각에선 한국운용의 조직관리 문제가 거론되기도 한다. 대형사들의 CIO는 전체적인 펀드의 운용방침, 펀드매니저 평가 등 큰 틀에서 조직관리에 집중하고 있다. 반면 한투운용은 국내 5위권의 종합자산운용사에 맞지 않게 여전히 중소형사와 같은 조직운용을 하고 있다는 비판이다.
한 펀드매니저는 “CIO가 펀드를 직접 운용한다는 건 몇몇 스타 펀드매니저에 의존하는 중소형 자산운용사에나 어울리는 방식이다”라며 “오직 수익률로만 말하는 자산운용업의 특성상 수익률이 낮은 CIO가 다른 펀드매니저를 평가하는 데 한계가 있을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최근 벌어진 한국운용의 일련의 인력이탈도 이런 조직관리와도 무관치 않다는 해석도 제기된다. 한국운용은 올해 들어서만 30여명의 직원이 떠나는 등 이직률이 10%가 넘어섰다. 다른 대형사들에 두 배에 달하는 수치로 내부에서 비용관리에만 중점을 둔 조직관리에 대한 불만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한 자산운용업계 관계자는 “한때 자산운용 명가로 알려진 한국운용의 인력이탈을 놓고 조직관리에 대한 우려가 나온다”라며 “CIO가 펀드를 직접 운용하는 것도 업계 특성과는 맞지 않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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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2016년 11월 02일 09:27 게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