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진해운 미주노선 매각, 본입찰 좌우할 포인트 '세 가지'
입력 2016.11.08 07:00|수정 2016.11.09 18:35
    [Weekly Invest] 현대상선의 인수 가능성
    근해선사·사모펀드·선주협회 참여 배경
    현대상선-한진해운 사이 '미묘한 기류'가 미칠 영향
    • 한진해운 미주노선 매각이 한창이다. 시장의 예측을 뒤엎고 다수의 후보가 경쟁하는 구도로 전개되고 있다.

      본입찰을 일주일여 앞둔 현재 ▲현대상선의 인수 가능성 ▲근해선사·사모펀드들의 참여 배경 ▲현대상선-한진해운 간의 미묘한 신경전이 입찰을 좌우할 핵심요인으로 거론되고 있다. .

      지난달 28일 마감된 한진해운 아시아-미주노선 입찰전에는 현대상선·대한해운·선주협회·한앤컴퍼니와 다른 사모펀드(PEF)후보 1곳이 인수의향서를 제출했다. 각 후보는 오는 9일까지 실사를 마무리하고 하루 뒤인 10일 본입찰 참여 여부를 법원에 통보할 예정이다.

      실사 대상에는 한진해운 해외법인 10여곳, 선박 5척 및 인력 300여명과 물류 운영을 위한 정보기술시스템 등이 포함됐다. 실사는 선박의 경제성과 영업망 유지 여부에 초점이 맞춰질 전망이다. 해당 매물들이 무형자산으로 분류되는 만큼 각 후보가 합리적인 인수 가격을 추산하는 데 있어서는 어려움이 따를 전망이다.

      업계의 관심은 우선 현대상선의 인수 가능성이다. 현재로서는 이를 쉽사리 짐작하기가 어렵다. 현대상선이 인수 기준으로 삼은 요소들은 선박의 경제성 여부와 영업망의 채산성 유지 여부 등인데, 한진해운 미주노선에 경제성 있는 대형선이 투입되지 않았을 가능성이 시장에서 거론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거꾸로 현대상선이 인수할만한 1만TEU급 이상의 시장성 있는 선박이 매물에 포함된다면 인수 가능성은 크게 높아질 것이란 분석이다.

      한 업계 전문가는 "미주지역으로 이동할 화주를 새로이 확보하는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지가 성공적인 노선 운영의 관건이 될 것"이라며 "미주노선을 운영하지 않는 근해선사들은 미주로 나가는 물량을 가진 화주나 영업망 자체가 없기에 입찰전에서 불리하다"라고 밝혔다.

      이런 맥락에서 대한해운과 에이치라인을 보유한 한앤컴퍼니의 입찰전 참여 배경도 궁금증을 낳고 있다. 해당 기업들은 한진해운 미주노선과의 전략적 결합보다는 실사를 통한 정보 획득 그리고 최근 발표된 정부의 해운업 인센티브 수혜에 대한 기대감 때문에 출사표를 던진 것으로 시장에선 풀이되고 있다.

      선주협회의 참여 목적은 다른 후보들과는 다르다. 인수가 아닌 실사 자체에 목적이 있다. 선주협회는 "매물들이 어떤 가치가 있고 외국선사로 매각됐을 때 국부유출 문제가 있지는 않을지 들여다보기 위한 것"이라며 일각에서 제기된 중소형 선사들의 컨소시엄 형성을 위한 시간벌기용 참여라는 점을 일축했다.

      결과적으로 현대상선과 한진해운 사이에 흐르는 미묘한 기류가 이번 입찰전에 미칠 영향도 적지 않다. 때에 따라서는 이러한 기류가 인수후보 군을 크게 산업은행·현대상선 그리고 사모펀드·한진해운의 두 부류로 나누는데 영향을 끼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앞서 한진해운의 급작스러운 법정관리 신청과 현대상선의 기사회생 과정에서 두 기업은 친밀감을 형성하는 데 실패했다. 따라서 현대상선과 한진해운 인력 간의 물리적·화학적 결합이 생산적이지 않을 것이라는 예상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한진해운 입장에서는 과거 한앤컴퍼니가 에이치라인을 인수했던 방식처럼 사모펀드가 자금줄 역할을 하고 인력과 영업망이 그대로 보전된 채 다른 기업에 흡수되는 것을 선호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아직 실사가 한창 진행 중이고 한진해운이 보유한 롱비치터미널 지분(40%)가 미주노선과 함께 패키지로 매각하는 안을 법원이 검토하고 있다. 결국  각 후보의 관심도는 입찰 막바지에 접어들면서 변경될 가능성도 없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