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oT 신사업'보다 'SKT 저지'에 관심 큰 KT·LGU+
입력 2016.11.09 07:00|수정 2016.11.09 07:00
    [Weekly Invest] KT·LGU+ vs SKT간 기술 표준 둔 설전
    업계 "양 기술 '대체'아닌 '보완'의 영역"
    아직 개화 안된 신사업에서도 영역싸움 드러낸 '헤프닝'
    • "네트워크 전문가들에게 '로라(LoRa)'가 더 좋다는 점을 찾을 수 없다는 말을 들었다" "속도, 커버리지 측면에서 Nb-IoT가 장점이 많다"(안성준 LG유플러스 IoT사업부문장)

      "로라에서 실제 어떤 서비스가 되고 있는지 살펴보면 알 것 . 어려운 점들이 많다고 들었다"(김준근 KT 기가IoT 사업단장)

      “KT와 LG유플러스가 자체적인 투자계획도 발표하지 않고, 경쟁 기술에 대해 일방적으로 폄훼하는 것은 IoT 투자에 뒤쳐져 있는 조급증을 반영한 것으로 이해하고 매우 유감스럽게 생각함”(SKT 공식 반박 보도자료)

      국내 통신 3사가 새 먹거리로 꼽히는 IoT 사업에서도 치열한 설전(舌戰)을 벌이고 있다. 시작은 3일 서울 광화문 KT본사에서 열린 KT와 LG유플러스의 공동 기자간담회 현장이었다. 이 자리에서 양 사는 'Nb-IoT' 기술의 공동 채택을 통해 IoT영역에서의 협력을 밝혔다. 이어 SKT가 약 1000억원을 투자한 IoT 전용 통신망 ‘로라’를 언급해 논쟁이 촉발됐다. SKT는 당일 즉시 보도자료를 통해 양 사의 입장에 대해 반박에 나섰다.

      3사간 신경전을 불러온 로라(Long Range)와 Nb-IoT(NarrowBand-Internet of Things)는 향후 모든 사물을 통신을 통해 연결하는 IoT 산업에 활용되는 대표적인  ‘표준 전용통신망’ 기술이다. 기존 통신망과 달리 여러 사물을 연결해야 하는 IoT산업에선 저전력, 저렴한 가격 등 새로운 망 구축이 향후 산업 본격화에 중요 요소로 꼽힌다.

      예를 들어 지난 달 열린 로라 컨퍼런스 회의에서 한 참석자는 “로라 기술을 활용해 궁극적으로 소 한마리 한마리의 위치를 파악하는 데까지 기술을 발전시킬 것”이라고 설명한 바 있다. 전력 소모를 줄여 배터리 교체 비용을 최소화하고, 수많은 소에 칩을 설치할 만큼 가격이 저렴하고 데이터 소모량이 적은 새로운 통신망 구축이 필수적이란 설명이다.

      문제는 양대 기술이 서로 경합하는 기술 표준이 아니라는 점이다.

      IT 업계 관계자는 “Nb-IoT는 기존 LTE 망에 일부 보완투자를 하면 구축이 가능하기 때문에 로라를 가진 SKT가 Nb-IoT 망은 구축을 못하는 등 서로 배제 하는 영역이 전혀 아니다"라며 "다만 Nb-IoT는 칩셋도, 장비도 아직 상용화되지 않았기 때문에 SKT는 양 사보다 약간 앞서서 상용화가 앞선 로라 투자를 시작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각 기술의 장단점도 확연히 갈린다. 로라는 주파수 사용료가 별도로 들지 않아 비용이 상대적으로 적게 소요된다. 상용화에도 Nb-IoT 대비 1~2년 앞선 기술로 평가받는다. 다만 망 구축에 투자가 상대적으로 크게 소요된다. 반면 NB-IoT는 설치 비용이 적고 속도가 빠르지만 전력소모 측면에서 로라 대비 열위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학무 미래에셋 통신연구원은 "예를 들어 로라는 전력소모가 적고 가격이 저렴한 점을 활용해 원격 계량기, 애완동물 용 목걸이 등에 활용할 수 있는 반면 Nb-IoT는 도어락 등 보안이 필요한 분야에 조금 더 비싼 가격에도 사용할 수 있는 소비자 용으로 적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두 기술 모두 상용화 및 본격적인 생태계 구축까지는 아직 1~2년의 시간이 더 소요된다는 것이 업계의 평가다. 하지만 LG-KT와 SKT가 아직 본격화도 안된 신기술을 두고 신경전을 펼치면서 활용도 차이 대신 경쟁 구도만 부각되기 시작됐다는 지적이 나온다. “KT와 LG유플러스는 SKT를 따라서 망을 설치하기에 조금 늦은 것 같고,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은 부담이 되다보니 중간 공백을 메우기 위해 마케팅 차원에서 한 목소리를 내는 것 같다"는 냉소섞인 목소리가 업계에서 나오는 이유다.

      이에 대해 LG유플러스 관계자는 “아무래도 SKT가 국내 1위 사업자다 보니, 2위 3위 사업자간 동맹을 통해 규모의 경제를 꾀하고, 동시에 우리도 손놓고 있지 않다는 점을 강조하려던 부분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한 업계 관계자는 "같은 동맹 구도로 SKT의 CJ헬로비전 인수를 두고 벌인 '1차전'에서도 양사의 의도대로 M&A가 무산되면서 일단 SKT의 성장은 막았다"라며 "하지만 글로벌 통신사 AT&T가 미디어그룹 타임워너 인수하는 등 글로벌 통신업체의 미래전략과 대비되는 모습을 보인게 사실"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