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케어 폐지로 인한 제약주 수혜 예상
보호무역주의에 따른 수출 경쟁력 약화도 우려
-
미국 45대 대통령에 도널드 존 트럼프 공화당 후보가 대통령으로 확정됐다. 트럼프는 강력한 보호무역체제와 달러화 약세 기조를 위한 정책을 주장하고 있어 한국 산업에도 적지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의 경우 바이오·제약 부문은 긍정적인 영향을 받는 반면, 자동차와 화물 관련 기업은 피해를 볼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일단 트럼프가 자국의 국방비 삭감을 거론하면서 국내 방위산업주가 수혜를 받고 있다.
트럼프 당선으로 ‘미국 우선주의(America First)’ 기조에 따라 세계 경찰로서의 역할은 축소될 것으로 보인다. 이 경우 타 국가들의 국방비 증액은 불가피하다. 이상우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한국의 국방비도 증가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국내의 경우 병력 유지비보다 장비 구입에 주로 사용되고 있어 방산 제품을 생산하는 기업들이 수혜를 볼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국항공우주와 한화테크윈은 수혜주로 꼽힌다.
실제로 트럼프의 당선 가능성이 언급된 9일 정오(한국시간)를 기점으로 주요 방위산업 관련 주가가 급격히 오르기도 했다. 한화테크윈과 한국항공우주, LIG넥스원은 장중 전일 종가 대비 5% 내외까지 상승했다.
국내 제약사와 바이오기업도 긍정적인 영향을 받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왔다. 트럼프는 오바마케어를 폐지해 제약사들의 자유 경쟁을 유도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곽진희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약가 규제 정책이 무효화될 경우 연간 매출이 100억원 이상인 블록버스터 의약품의 약가가 유지돼 매출 불확실성이 사라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트럼프의 이같은 정책이 미국에서 상품이나 원료를 판매하는 국내 바이오 회사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것이다. 셀트리온과, 에스티팜, 녹십자가 대표적이다.
반면 자동차 산업은 트럼프가 당선될 경우 피해를 입을 수 있는 대표적인 분야로 꼽힌다. 국내 기업으로는 현대기아차가 지목됐다.
트럼프는 한미FTA와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를 재협상하고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을 철회하겠다고 언급하면서 강력한 보호무역주의를 펼칠 예정이다. 4년간 무관세를 유지했던 한국산 자동차는 한미FTA 폐지 시 2.5%의 관세가 적용될 경우 경쟁력이 약화될 우려가 있다. 또 트럼프는 자국내 일자리 보호를 위해 멕시코산 자동차에 수입관세 35%를 부과하겠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이 경우 현대기아차를 포함해 멕시코에 투자한 글로벌 업체들의 대미 수출에도 차질이 발생할 수 있다는 분석이 이어졌다.
운송주 역시 트럼프의 보호무역주의에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방민진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의 보호무역 주의 강화는 글로벌 교역 위축으로 이어져 물동량에 타격을 줄 것"이라고 언급했다. 국내의 경우 현대글로비스, 한진해운, 현대상선에도 피해가 갈 수 있다는 분석이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들은 트럼프의 당선이 확정되면서 미국의 보호무역주의 강화, 지정학적 리스크 확대, 정책 불확실성 심화에 따른 산업 변동성은 앞으로 확대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
[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2016년 11월 09일 17:20 게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