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케미칼, 여전히 쨍한 화학·먹구름 드리운 태양광
입력 2016.11.10 18:10|수정 2016.11.10 18:10
    실적개선 이어온 태양광 사업, 3분기 첫 하락세
    "태양광 구체적 정보 한화 큐셀 IR 통해 제공 예정"
    한화큐셀 2Q이후 정보 비공개 전환…투자자 '답답'
    • 한화케미칼이 화학사업에서의 호황을 바탕으로 실적을 대폭 끌어올렸다. 하지만 투자자들의 관심은 올해들어 첫 실적 하락세를 보인 태양광 부문에 집중됐다.

      한화케미칼은 태양광사업을 담당하는 계열사 '한화 큐셀'의 실적발표 이전으로 정확한 정보를 제공할 수 없다는 과거 입장을 반복했다. 한화 큐셀 또한 2분기 이후 구체적 정보에 대한 '비공개 방침'을 밝힌 상황에서 투자자들은 답답함을 표하고 있다.

      한화케미칼은 올 3분기 연결기준 매출액 2조3856억원, 영업이익 2047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매출은 26.44%, 영업이익은 53.55% 증가했다. 전 분기 대비론 매출은 0.27%, 영업이익은 30.26% 감소했다.

      전 분기 대비 영업이익 감소에는 태양광 사업 부문의 부진 영향이 컸다.  한화케미칼의 태양광 사업이 포함된 '태양광 및 기타 부문'의 영업이익은 직전분기 1429억원에서 3분기 922억원으로 감소해 기초소재 사업 대비 큰 폭으로 줄었다.

      실적발표 이후 이어진 컨퍼런스 콜에서도 투자자들의 질문은 태양광 사업에 집중됐다.

      '태양광 및 기타 부문' 실적 중 태양광과 도시개발 부문이 포함된 '기타' 부문 수익을 구분해 달라는 질문이 나왔다. 한화케미칼은 "구체적 규모를 말씀드리면 태양광 이익 추정이 가능해 정확한 수치를 구분해 드리기 어렵다"라며 "영업이익 측면에서는 두 부문 다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최근 치러진 미국 대선이 도널드 트럼프의 승리로 끝나며 한화케미칼의 향후 사업에 미치는 영향을 묻는 질문도 나왔다. 트럼프의 당선이 확정된 지난 9일 한화케미칼의 주가는 약 12% 하락했다. 그간 태양광 등 신재생 에너지에 대한 부정적 입장을 밝혀 온 트럼프의 공약이 영향을 미쳤다.

      한화케미칼은 "트럼프 당선으로 태양광 및 신재생 에너지 섹터에 부정적 전망이 있는 건 부정할 수 없다"며 "하지만 지난 2015년말 통과한 태양광 설치에 대한 ITC(투자세액공제) 정책에 당장 내년 부터 부정적 영향에 미치지는 않다고 보는 것이 시장의 일반적인 시각"이라고 답변했다. 이어 "내년 1월 트럼프의 취임 이후 어느 인물이 에너지장관으로 취임하고, 실제 대통령 취임 이후와 선거 과정에서 내세웠던 공약간의 차이가 주요 변수가 될 것 같다"고 설명했다.

      미국 에너지 기업 넥스트 에라(NextEra)와의 공급계약이 끝난 이후 사업 전망을 묻는 질문도 나왔다. 한화그룹의 태양광 사업은 지난 1년간 넥스트 에라와의 대규모 공급계약을 통해 수익성과 규모를 크게 확장해왔다. 최종 제품인 모듈 가격이 공급기간동안 계약 시 가격에 고정된 반면, 주요 재료인 셀과 웨이퍼의 가격은 계약 기간 동안 큰 폭으로 감소해 수익을 끌어올렸다. 하지만 올해 3분기 계약 공급이 종료되면서 투자자 사이에선 2분기 한화케미칼 태양광 수익 '피크' 논란이 펼쳐지기도 했다.

      회사 관계자는 "태양광 거시적 사업 환경에 불확실성이 증가된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며 넥스트에라 공급 물량도 올 3분기말 4분기초 대부분 소진됐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동안 넥스트 에라 물량이 (수익에) 상당 부분을 차지한게 사실이지만, 미국내에서도 넥스트에라 이외 중요성 측면에서 그에 준하는 여러가지 업체들을 지속적으로 개발하고 있고, 전략적으로 공략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태양광 사업의 향후 전망에 대한 구체적 정보 제공이 미흡하다는 투자자들의 불만이 나오기도 했다. 투자자들은 내년 태양광 부문의 매출 전망치와 미국 시장 내에서 한화 태양광 사업이 선두자리에 있는지 등 구체적 사업 현황에 대한 질문을 이어갔다. 하지만 회사는 "지난해까지만 해도 미국에서 10위권에 있었지만 올해는 상위 3위안에 들어갈 수 있는 어느 정도의 과정(On track)에 있는 상황"이라고 답변하는 등 분명하지 않은 대답으로 일관했다. 향후 전략에 대해서도 "오는 22일 한화 큐셀 실적 발표 이후 어느 정도 제공해야할지 다시 판단하겠다"고 명확하지 않은 답변을 내놓았다.

      컨퍼런스 콜에 참여한 한 증권사 연구원은 "투자자들이 우려해온 태양광 사업 현황과 전망을 묻고는 있는데, 가격 정보도 없고 출하량 등 구체적 정보도 알려줄 수 있는게 없다고 하다보니 실적에 대한 보고서를 어떻게 써야 할지 답답하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