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관 매각 가능 물량 1000만주 이상 남아
"향후 주가에 부담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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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밥캣의 주가가 상장 후 지지부진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기관투자자와 외국인 보유 물량이 시장에 쏟아진 탓이다. 보호예수(lock-up;락업)를 약속한 기관이 거의 전무해 예견된 결과라는 지적이다.
두산밥캣이 '트럼프 수혜주'로 떠오른 게 외국인 및 기관투자자들이 조기에 차익을 회수하는 기회로 이용됐다는 평가다.
두산밥캣에 투자한 외국인 및 기관은 상장 후 이틀간 총 600만주가량을 처분했다. 상장 전 수요예측 당시 기관투자자에 배정한 물량이 1800만주였던 점을 고려하면 배정받은 물량의 1/3가량을 벌써 처분한 것이다.
이 때문에 상장 직후 공모가 이상으로 치솟았던 두산밥캣 주가는 크게 출렁이다 결국 하락세로 마무리됐다. 상장 둘째날인 21일엔 매수 수요까지 줄어들며 거래량이 5분의 1 수준으로 급감했고, 4% 가까이 주가가 하락하는 모습을 보였다.
22일 오전엔 주가 반등에 성공했지만, 개인 저가 매수세가 들어온 수준으로 상승폭은 1%포인트를 넘지 못하고 있다.
이 같은 주가 부진은 예견된 수순이었다는 지적이다. 다수의 기관투자자가 상장 직후 밥캣 지분을 처분할 수 있었다. 상장 전 진행한 수요예측에 참여한 400여개 기관투자자 중 의무보유를 확약한 기관은 단 한 곳 뿐이었다. 이 기관이 제시한 보유 기간도 1개월에 그쳤다.
두산밥캣 상장에 기대감을 준 '트럼프 효과'는 탈출를 노리던 기관들에게 '기회'만 제공했다는 분석이다. 인프라 투자를 늘이겠다는 트럼프의 공약에 따라 건설기계에 대한 수혜 기대감이 높아지면서 상장 직후 주가가 강세를 보이자, 외국인과 기관은 일제히 매도 주문을 쏟아냈다.
기관들은 트럼프 효과를 기대하며 상장 직전 일반공모 청약 미달분도 추가로 인수했다. 매수 수량이 정확히 알려지진 않았지만, 여전히 1000만주 이상이 보호예수 없이 언제든 매물로 나올 수 있는 상황이다. 전체 상장 주식수의 10% 이상을 차지하는 물량이다.
두산밥캣을 담당하는 한 애널리스트는 "장기적으로는 미국 정책에 따른 수혜를 입을 것으로 보고 있지만, 차익을 실현하려는 기관들의 물량이 많아 주가가 반등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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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2016년 11월 22일 11:40 게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