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코코본드 발행, 연말 출렁이는 금리에 진퇴양난
입력 2016.11.24 07:00|수정 2016.11.24 14:54
    美 대선 후 금리 출렁…12월 미국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도
    금리 변동성에 투자자도 관망세…연말 투자자 철수도 변수
    • 코코본드 발행에 나선 은행들이 출렁이는 시장 금리 때문에 난감한 상황에 빠졌다. 선제적 자본확충은 필요하지만 더 높은 수익을 바라는 투자자와 점점 닫혀가는 연말 투자 심리에 차질을 빚지 않을까 우려하는 모습이다.

      22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KEB하나은행은 이달 말 발행하기로 했던 2000억원 규모 10년 만기 코코본드 발행을 다음달 초로 연기했다. 지난달 이사회에서 최대 5억달러 규모의 해외 코코본드 발행을 결정한 신한은행 역시 다음달 초까지 발행 여부를 숙고하기로 했다.

      국책은행들도 비슷한 분위기다. 역시 지난달 5000억원 규모 코코본드 발행한도를 승인했던 산업은행은 아직 구체적인 진행은 보이지 않고 있다. 수출입은행은 이번 주 중 계획대로 5000억원 코코본드를 발행한다는 방침이지만 그 전까지 시장 상황을 예의주시하겠다는 입장이다.

      은행들이 연말 코코본드 발행을 두고 주춤하는 이유는 최근 급등세를 보이는 시장금리 때문이다.

      8일 도널드 트럼프의 미국 대통령 당선 후 세계 주요국 채권 금리는 고공 행진을 하고 있다. 불안감을 가지는 투자자들이 채권을 던지기 시작하며 금리 상승으로 이어지는 양상이다.

    • 이달 초 1.8% 초반에서 움직이던 미국 국채 10년물 금리는 트럼프 당선 후 급등해 2.35%를 찍기도 했다. 우리나라 국채 10년물 역시 이달 초엔 1.7% 수준이었지만 최근엔 2% 이상을 유지하고 있다.

      21일 한국은행이 1조원 이상의 국고채를 직매입하며 금리 상승세 제동에 나섰고, 미국 국채 금리도 숨고르기에 들어간 모습이다. 그러나 그간의 금리 상승분을 감안하면 은행들이 조달비용 증가를 감수하고 코코본드 발행을 강행하기는 부담스럽다.

      코코본드 발행을 추진중인 은행 관계자는 “바젤II에 맞춰 발행된 코코본드는 바젤III 도입에 따라 매년 자본에서 상각되기 때문에 선제적 자본확충의 필요성은 있다”면서도 “미국 정세와 시장 금리 변동성이 커 발행 시점을 잡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금리가 더 오를 여지도 있다. 미국 시장 금리가 여전히 상승 추세고, 12월 중순 열리는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기준금리 인상을 결정할 가능성이 아직 열려있다.

      투자자로서는 금리가 더 오른 후 투자에 나서는 것이 유리하기 때문에 그에 앞서 굳이 지갑을 열려고 할 가능성이 크지 않다. 연말로 갈수록 국내외 기관투자가들 대부분이 북(Book)을 닫을 것이기 때문에 점차 발행하기 어려워질 것으로 예상된다.

      다른 은행 관계자는 “미국 금리 인상 가능성이나 기관들이 투자 시장에서 철수하는 시기 등을 감안하면 다음달 초가 코코본드 발행을 위한 마지노선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