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 신용등급 1년여만에 또 강등
입력 2016.12.06 19:17|수정 2016.12.06 19:17
    한기평, 각각 BBB·BBB-로 한 단계 하향
    • 국적 항공사들의 신용등급 하향 추세가 이어지고 있다. 사업환경이 악화하는 가운데 과중한 재무부담은 계속되고 있고, 이를 만회할 수 있는 획기적인 방안은 보이지 않는다는 지적이다.

      한국기업평가는 6일 대한항공의 무보증사채 신용등급을 BBB로, 아시아나항공의 무보증사채 신용등급을 BBB-로 각각 한 단계씩 하향조정했다. 지난 2015년 8월 등급 강등 이후 1년4개월 만이다.

      대한항공은 ▲영업실적 개선에도 과중한 재무부담 지속 ▲사업환경의 불확실성확대 ▲확장적 재무정책 기조 등으로 재무구조 개선이 지연될 것이라는 전망이 반영됐다.

      대한항공은 2010년 이후 최근까지 15조원이 넘는 시설투자를 집행했고, 한진해운 계열편입과 호텔 및 레저 등 사업다각화 투자를 병행했다. 2016년 들어 유가하락과 견조한 국제여객수요에 힘입어 영업실적이 큰 폭으로 개선됐지만, 항공기 및 호텔사업 관련 대규모 투자지출 등으로 재무구조 개선은 지연되고 있다. 2016년 9월말 별도기준 순차입금은 2010년말 대비 4조원가량 증가했고 부채비율 917.3%, 차입금의존도 64.4% 등 글로벌 경쟁사와 비교해도 매우 과중한 수준의 재무상태가 지속되고 있다.

      외부충격에 대한 완충력이 약화된 가운데 경쟁심화 추세 및 글로벌 경기 변동성 확대 등 사업환경의 불확실성이 높아지고 있다. 저비용항공사(LCC)와 외항사 등의 시장진입 본격화에 따른 경쟁 심화로 시장지배력이 약화된 가운데 환율, 유가, 금리 등에 대한 노출비중이 높아지면서 손익구조의 안정성이 저하됐다.

      또한 브렉시트 및 미 대선 이후 환율, 유가, 금리 등 거시변수 변동성이 확대되고 있으며 자연재해, 질병, 테러 등 이벤트 리스크 발생가능성도 상존하고 있어 향후에도 실적변동성은 높은수준을 보일 것이라는 게 한기평의 전망이다.

      한기평은 "한진해운 부실화 여파로 계열 전반의 재무상태 및 평판 훼손이 진행됐고, LA윌셔그랜드호텔의 개장 이후 영업정상화까지 추가 지원(7억5000만달러 지분 기투자) 가능성이 남아 있는 등 계열리스크는 여전히 남아있다"며 "향후에도 경쟁력 유지를 위한 항공기 투자를 지속할 것으로 보여 영업활동을 통한 차입금 순상환 여력은 제한적인 수준에 머물 것으로 판단된다"고 설명했다.

      아시아나항공의 경우 ▲전반적인 사업리스크 확대추세 ▲자본잠식 등 재무구조 취약 ▲경쟁력 유지를 위한 투자 등으로 재무구조 개선 여력이 제한적일 것이라는 전망이 반영됐다.

      지난 수년 간 대규모 적자를 기록하는 등 재무여력은 크게 약화됐지만, 대형기(A380) 도입등 경쟁력 유지를 위한 항공기 투자를 지속했다. 올 들어 실적 회복세가 나타나고 보유 투자유가증권 매각과 유상증자 등을 통해 재무비율이 다소 개선됐지만 4분기에 A380 두 대가 추가 도입되면서 차입규모는 다시 증가세로 전환될 전망이다.

      한기평은 "향후 투자 계획 변경을 통해 2017년 이후부터는 투자부담이 지금보다 경감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되나 영업활동을 통한 차입금 순상환 여력은 제한적인 수준에 머물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기평은 선제적인 유동성 확보를 포함한 재무구조 개선 필요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차입구조의 단기화가 빠르게 진행되는 가운데 만기도래 차입금 상환 및 항공기 투자 등 자금수요가 여전히 많아 최근 금융권의 위험 회피 기조가 확산되고 있다. 아시아나항공의 2016년 9월말 기준 1년 이내 만기도래 차입금은 회사채 2600억원과 자산유동화증권(ABS) 5047억원을 포함해 총 1조4837억원에 달한다. 같은 시점 보유 현금성자산은 1428억원 수준에 그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