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상선, '2M'과 협력관계만…정식회원 가입 실패
입력 2016.12.11 17:04|수정 2016.12.12 08:55
    선사 및 선복 교환·매입…선복 공유 빠져
    가입 진정성 여부에 논란 불거질 듯
    • 현대상선이 세계 최대 해운동맹 '2M'과 가입 협상을 마무리 지었다. 머스크·MSC와 선복(화물적재 공간)을 교환하는 등의 협력관계를 맺기로 했다. 정식 회원(full partnership)으로 가입은 사실상 실패했다. 법정관리에 들어간 한진해운과 비교하며 논란의 여지가 커질 것으로 보인다.

      현대상선은 11일 2M과 얼라이언스 협상이 타결됐다고 밝혔다. 명칭은 ‘2M+H Strategic Cooperation’으로 오션얼라이언스(Ocean Alliance)와 유사한 협력방식을 채택했다고 덧붙였다.

      현대상선은 지난 6일 덴마크 현지로 떠나 머스크, MSC와 해운동맹 가입을 놓고 막판 줄다리기를 벌여왔다. 결론적으로 현대상선은 머스크·MSC와 동등한 수준에서 협력관계를 맺지는 못했다. 한 단계 낮은 수준의 협력관계로, 이들 선사와 선복을 교환·매입하기로 했다.

      '선복 교환'은 배에서 짐을 실을 수 있는 공간을 해운사끼리 교환하는 것이고, '선복 매입'은 짐을 실을 공간을 사는 것을 뜻한다. 서로 배를 섞어서 운영하는 '선복 공유'에서 현대상선은 빠졌다.

      2M 가입 기간은 3년으로 잡았다. 통상 해운동맹 가입 기간이 5∼10년인 점을 고려하면 짧은 수준이다. 2M과의 계약으로 새로운 선박 발주가 제한되는 상황에서 장기간 계약을 맺으면 현대상선의 성장에 불리하다는 판단에 따른 결정이다.

      현대상선과 채권단은 2M과의 협력관계가 가장 긴밀한 형태의 해운동맹은 아니지만, 동맹의 요건을 갖췄다고 강조하고 있다. 사실상 해운동맹에 가입한 것으로 볼 수 있다는 것이다.

      2M보다 더 느슨한 해운동맹인 '오션 얼라이언스' 회원사들이 협력하는 수준으로 머스크·MSC와 협력하게 된다는 설명이다. 정식 회원으로 가입하지는 않았지만 2M과 협력관계를 통해 선복량을 20% 늘렸고, 현대상선의 핵심 노선인 미국 서부 항로도 늘리는 등 실리를 찾았다는 것이다.

      해운동맹 가입은 현대상선이 법정관리를 피할 수 있었던 3가지 요건 중 하나였다. 현대상선은 해운동맹에 제대로 가입하지 못한 상황에서 '가입 동의서'를 확보했다는 것을 내걸어 법정관리를 피했다. 같은 채권단 자율협약을 진행 중이던 한진해운은 법정관리에 갔다. 현대상선의 2M 가입 진정성 여부는 앞으로 논란이 될 여지가 많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