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 증권사에 유리한 평가 기준
수수료 평가 비중 여전히 높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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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주도하는 에너지 공기업 기업공개(IPO)의 첫 주자인 한국남동발전이 국내 증권사 2곳과 외국계 증권사 1곳을 상장 주관사로 선정한다. 수수료를 낮게 쓴 대형 증권사가 유리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1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한국남동발전(이하 남동발전)은 지난 9일 국내외 주요 증권사에 제안요청서(RFP)를 발송했다. 제안서 마감일은 오는 20일까지다. 주관사단의 프레젠테이션(PT) 날짜는 제안서에 따로 명시하지 않았다.
남동발전은 각 증권사에 70페이지 가량의 제안서와 20페이지 분량의 요약본을 제출하도록 요구했다. 내용을 압축적으로 담을 것을 요구한 것이다. 일반적으로 증권사는 200페이지가 넘는 분량의 제안서를 제작한다.
남동발전은 국내 증권사 한 곳을 대표주관사로, 공동 주관사에는 국내 증권사와 외국계 증권사를 각각 한 곳씩 선정할 예정이다.
참여할 수 있는 주관사단의 자격도 까다롭지 않다. 국내의 경우 최근 3년간 1000억원 이상의 기업공개를 한 건 이상 주관한 증권사에 참여 자격이 주어진다. 공동 주관한 실적은 인정되지만, 인수단 참여 실적은 인정하지 않는다. 사실상 주요 증권사는 대부분 참여가 가능하다. KB투자증권은 대형 IPO 주관 실적이 없지만, 현대증권이 자격 요건을 갖춰 대신 제안서를 제출할 것으로 보인다.
남동발전이 제시한 주관사 평가 기준은 대형 증권사에 특히 유리할 전망이다. 증권사의 자기자본 규모와 트랙레코드(과거 실적)·영업망·리서치 등을 기초로 증권사의 역량을 선평가한다. 이후 각 증권사가 제출한 수수료를 가장 마지막에 확인할 방침이다. 수수료를 낮게 쓴 증권사가 무조건 선정되는 사태를 막기 위함이다. 그럼에도 수수료 평가 비중은 30% 가까이 차지해 참가자들은 경쟁적으로 수수료율을 낮출 것으로 보인다.
국내 증권사에서 IPO를 담당하는 실무진은 "대형사일수록, 수수료가 낮을수록 주관사 선정에 유리할 것으로 보인다"면서 "수익이 크진 않지만 트랙레코드로서 의미가 커 증권사로서는 욕심나는 딜"이라고 언급했다.
지난 8일 기획재정부는 '에너지 공공기관 상장 세부추진계획’을 공공기관운영위원회에 보고했다. 2020년까지 8개의 공공기관을 순차적으로 상장한다는 계획이다. 남동발전에 이어 내년 상장을 계획 중인 동서발전도 이달 주관사 선정을 위한 RFP를 발송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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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2016년 12월 12일 17:27 게재]